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7년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50조9000억원으로 전년(69조9000억원)에 비해 27.2% 감소했다. 이는 2009년 자금순환통계를 편제를 시작한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한은은 "지난해 순자금운용액이 줄어든 것은 가계가 신규주택 구입을 늘린 데 따른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거용 건물 건설은 2016년 90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07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순자금운용액은 예금·보험·주식투자 등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에서 빌린 돈(자금조달)을 뺀 액수다. 순자금운용액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자금이 적어졌다는 의미다.
실제 가계(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 포함) 이자소득은 30조5795억원으로 1년 사이 2.2% 감소했다. 이는 1995년(29조7340억원) 이후 가장 낮다. 반면 가계의 이자지출은 34조465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8.6% 증가했다.
이로써 이자소득에서 이자지출을 뺀 이자수지는 3조885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자수지는 2016년 처음으로 적자(-4777억원)를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이자수지가 감소했다는 것은 가계의 소비여력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이자수지가 마이너스를 지속한 것은 저금리로 인해 저축을 해도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2014년 이후 기준금리를 다섯차례 인하했다.
아울러 지난해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마이너스 14조4000억원으로 전년(-2조4000억)에 비해 확대됐다. 마이너스는 기업에 여유자금을 뜻한다.
기업의 자금조달은 124조5000억원으로 전년(124조2000억)과 비슷했지만 자금운용이 121조8000억원에서 110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일반정부의 여유자금은 49조2000억원으로 1년 전(39조2000억원)보다 10조원 늘었다. 자금조달과 자금운용 규모는 각각 30조5000억원, 29조6000억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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