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美 관세에 거센 반발...환구시보 "치명적 약점 공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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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4-0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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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환구시보 "같은 강도와 규모로 보복, 제대로 때려야"

  • 대두와 옥수수, 자동차·항공 산업 언급, "중국은 자신있다"

미국이 또 중국에 관세카드를 꺼내며 무역전쟁의 불길을 키우고 있다. 중국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제품 목록을 공개한 것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이 거세게 반발하며 제대로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4일 '미국의 새로운 공격에 반격, 치명적 약점을 찾아 때려야' 라는 자극적인 제하의 사평을 통해 그대로 갚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일(현지시간) 25% 고율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제품 1300개 품목을 발표했다. 500억 달러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으로 대부분 우주항공, 정보통신(IT) 등 첨단산업 제품으로 중국 제조업 강국, 첨단기술 강국 도약에 제동을 걸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신문은 "미국이 중국 하이테크 분야를 조준한 것은 중국의 대미수출을 압박하는 동시에 첨단산업 발전을 방해하는 '일석이조'를 노린 조치"라며 "어차피 시작된 무역전쟁으로 미국이 세게 나오면 중국도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정확하게 때려야 한다고 강력한 보복을 요구했다. 

신문은 "미국이 '건의안'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는 전투 시작 전에 열병을 하고 요란하게 무기를 과시해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의도"라며 "하지만 중국은 당국이 성명을 통해 밝힌 것처럼 미국의 공격과 동등한 강도와 규모의 맞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산을 움직이는 것이 중국의 이러한 원칙을 흔드는 것보다 쉽다"며 반드시 보복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구체적인 공격 분야도 제시했다. 일단은 수입량이 많은 미국의 대두와 옥수수를 꼽았다. 농업이 타격을 받으면 미국 광범위한 지역이 손실을 입고 정치적 압박도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시장도 미국이 지재권을 구실로 관세 부과에 나설 경우 중국이 '대두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 다음으로는 자동차를 언급했다. 환구시보는 "미국 GM이 중국에 이미 공장을 건설했고 중국은 GM의 세계 최대 시장"이라며 "미국 완성차와 부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시장으로 이 분야에서 상당한 주도권을 확보한 상태라고 자신감도 보였다.

이 외에 미국 보잉사에 대한 주문량을 줄이고 대신 경쟁업체인 유럽 에어버스 항공기 수입량을 늘려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매년 생산·판매하는 제품의 가치는 2000억 달러 정도로 중국 기업이 이를 대체할 능력도 이미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외에 '중국제조 2025'를 겨냥한 점에 대해서도 "근거없는 공격"이라며 "자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구시보는 "이번 공격은 미국의 중국 하이테크 산업 '죽이기'와 중국 굴기(우뚝섬)의 '방어전'으로 요약된다"면서 "미국이 지재권을 들먹이는 것은 완전히 변명으로 중국은 미국보다 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의 높아지는 기술 경쟁력을 두려워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최근 행보가 오히려 중국의 관련 노력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도 했다. 더욱 하이테크 산업을 발전시키고 미국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혁신하고 개발해 더욱 경쟁력을 키워야 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중앙(CC)TV도 긴급으로 관련 소식을 전하고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동원하는 것에 대해 이미 많은 국가가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CTV 재경(財經) 논설위원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이 자유무역 흐름을 역행하며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미국이 시작한 무역전쟁은 혼란한 이론을 바탕으로 한 혼란의 조치로 결국 심각한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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