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4300억원에 달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임대주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섰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 정치권에서도 이 회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 30여년간 임대주택을 20만 가구나 공급할 정도로 서민 주거 안정에 기여한 공로 역시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민간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이어 두 번재로 많은 숫자다. 이와 함께 사회공헌활동에만 5000억원 넘는 돈을 쏟아부으면서 공익에 힘써왔다.
▲ 임대주택 20만 가구 공급… 서민주거안정 기여
지난해 LH가 임대주택 100만가구를 돌파한 것을 감안하면 민간기업으로서 적지 않은 수치란 평가다. 기존 민간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꺼려온 임대주택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것이다.
다만 그동안 분양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챙겨왔다는 시비도 끊이질 않았다. 이로 인해 이 회장은 현재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부영그룹 계열사들이 실제 공사비보다 높은 국토교통부 고시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가를 책정해 1조원이 넘는 부당 이득을 챙긴 데 이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영그룹이 그동안 임대주택을 적극적으로 공급하면서 집이 없는 서민들에게 걱정을 덜어준 긍정적인 측면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해 정치권 등에서 무조건 몰아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서울 주요 오피스빌딩 잇따라 매입… 사업 다각화 속도
부영그룹은 주택 임대사업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서울 주요 도심의 오피스빌딩을 공격적으로 매입했다.
부영그룹은 지난 2016년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과 삼성화재 을지로사옥을 각각 5717억원, 4380억원에 인수했다. 이와 함께 인천 송도의 포스코건설 송도사옥도 3000억원에 매입했다. 지난해에는 KEB하나은행 을지로사옥도 8932억원에 사들였다.
부영은 오피스빌딩 매입 이전에도 꾸준히 호텔·리조트 등을 매입해왔다. 2011년 '무주 덕유산 리조트'를 인수했고, 제주에서는 2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앵커호텔을 금호산업으로부터 매입해 '제주 부영호텔'을 지었다. 2016년에는 경기 안성시 골프장 '마에스트로CC'와 강원도 태백시 '오투리조트' 등을 사들였다.
이는 임대주택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오피스 임대, 리조트, 호텔 등으로 사업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사회공헌활동에 그동안 5600억원 투입… 기부왕으로 유명
이중근 회장은 기부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동안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현재 구속 상태에서도 꾸준히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 사회공헌활동에 쏟은 돈만 5600억원에 이른다. 부영그룹은 2014년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매출 대비 기부금 1위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교육 및 문화시설 기증, 장학사업, 성금기탁, 역사알리기, 노인복지향상, 태권도봉사, 군부대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초·중·고등학교에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등 교육 및 문화시설을 기증하고 우정교육문화재단을 설립해 한국으로 유학온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교육 사업에 관심이 높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동티모르,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개발도상국가에 초등학교 600여곳을 지어 기증하기도 했다.
또 경주 지진 피해 복구 성금기탁, 대구 서문시장 화재 피해 복구 성금기탁, 여수 수산시장 화재 피해 복구 성금기탁, 시에라리온 수해구호금 기탁, 페루·콜롬비아 수재구호금 기탁 등 국내외 재난·재해 피해가 있을 때마다 지원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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