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신(中信)증권이 11년 연속 순이익 업계 1위를 기록하며 증권사 '제왕'의 면모를 과시했다.
신경보(新京報)의 5일 보도에 따르면 4일까지 지난해 실적을 공개한 상장 증권사 23곳 중 중신증권,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 화타이(華泰)증권, 하이퉁(海通)증권, 광파(廣發)증권이 실적 기준 1~5위 최상위권에 랭크됐으며 특히 중신증권이 11년 연속 가장 돈 잘버는 중국 증권사의 입지를 유지해 눈길을 끌었다.
중신증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92% 증가한 432억9200만 위안, 순익은 전년 대비 10.30% 증가한 114억33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중국 A주 상장 증권사 중 유일하게 매출 300억 위안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자체 매출이 가파른 두 자릿 수 성장세를 유지해 가장 돈 잘버는 증권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하지만 '순이익'만 두고 볼 때 중신증권의 '왕좌'는 위협을 받고 있다. 화타이증권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화타이증권의 매출은 211억9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무려 24.71% 급증했고 순이익도 47.94% 껑충 뛴 92억7700만 위안에 육박했다. 순익 증가율 기준으로는 업계 독보적 1위로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순익 기준 2016년 5위에서 올해 3위로 뛰었다.
전반적으로는 증시 부진, 경쟁 가열 등으로 업계 표정이 어둡다. 중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131개 증권사의 지난해 총 매출은 3113억28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5.08% 감소했다. 상위권 일부 증권사는 웃었지만 일부 증권사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 중국 당국이 기업공개(IPO) 절차 간소화 등으로 장려하고 있지만 심사기준이 훨씬 엄격해져 승인율이 50%를 밑돌면서 투자은행(IB)업무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던 것은 타이핑양(太平洋)증권으로 주주귀속 순익이 1억16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무려 82.59%나 쪼그라들었다. 이는 업계 평균 감소폭을 크게 웃돌 뿐 아니라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한 것이다. 2016년 타이핑양증권 순익은 6억68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41.07% 감소했다.
타이핑양증권 측은 "중국 증시가 주춤하면서 시장 거래량이 줄면서 경쟁은 가열되고 서비스 확대 등에 따른 지출은 증가했다"고 실적 악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당국이 금융업의 '디레버리징'을 강조하며 IPO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규정을 계속 내놓으면서 증권사의 IB업무도 타격을 받았다. 순이익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한 1위 중신증권의 지난해 IB 매출도 40억2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무려 23.83% 급감했다. 궈타이쥔안, 하이퉁증권의 관련 매출 역시 25.98%, 5.60%씩 줄었다.
올해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상장을 신청한 71개 기업 중 당국의 심사를 통과한 곳은 34곳으로 통과율이 48%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무려 33% 급감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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