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일몰제] 서울시, 사유지 매입에 지방채 1조3000억 발행

  • '도시공원 실효제 대비 공원 보존 및 난개발 예방 대책’ 발표

  •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으로 공원 기능 유지

서울 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 적용 대상 공원 현황.[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서울시가 오는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를 통해 여의도 33배 규모의 공원이 사라지는 것을 막고자 지방채 약 1조30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시는 서울 내 116개 도시공원, 총 95.6㎢ 가운데 약 2.43%에 해당하는 2.33㎢의 땅을 2020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매입하겠다고 5일 밝혔다. 전국적으로는 여의도의 149배에 이르는 433.4㎢의 땅이 일몰제의 적용을 받는다.

일명 ‘도시공원 일몰제’로 불리는 ‘장기미집행 공원 실효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원·도로·녹지 등으로 지정한 도시계획시설이 결정 고시일로부터 20년 동안 사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효력이 상실되는 제도다.

1999년 헌법재판소가 ‘개인 소유 땅에 도시계획시설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소유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결내리면서 이들 시설은 오는 2020년 7월 1일부터 공원 용도가 풀린다. 토지 소유주들은 이를 원하는대로 처분하거나 이용할 수 있게 된다.

◆ 매년 4300억원 지방채 발행...“미봉책일 뿐”

시는 사유지 공원인 우선보상대상지 2.33㎢를 사들이기 위해 필요한 1조6000억원 가운데 1조3000억원을 지방채 발행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2020년 6월까지 시 예산 총 3160억원(매년 1000억원)을 투입하고 총 1조2902억원(매년 43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한다.

김용복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필지 소유주가 나눠져있기 때문에 우선보상대상지에 포함되는 곳은 우면산과 관악산, 인왕산, 북악산 등 다양한 곳에 분포돼 있다”며 “개발 압력이 높은 곳이나 이미 공원 시설이 들어선 곳, 등산로 입구 등 우선 보상이 필요한 곳에 대해 단기적으로 진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총 1조8504억원을 들여 4.92㎢의 사유지를 매입했다.

일각에선 지방채 발행이 미봉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민들한테 세금을 더 걷겠다는 뜻”이라며 “민간과 공공성을 살리는 저개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시는 지방채는 20년 장기채권으로 발행하고 매년 균등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토지 매입 전까지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보상 의무 없어”

시는 우선 보상을 진행하지 못한 토지에 대해선 매입 전까지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해 공원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시는 이 구역으로 지정된 경우 기존 도시계획시설에 대해 받던 재산세 50% 감면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2005년에 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도시자연공원구역제도는 국토계획법에 따라 시·도지사가 지정, 개발제한구역과 마찬가지로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개발행위를 제한한다. 시는 이를 통해 무분별한 공원 해제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되면 소유주는 일부 토지를 삼림욕장이나 숲체험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고, 창고같은 가설건축물을 지을 수도 있다. 취락지구에서는 제한적으로 단독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도 만들 수 있다.

시 관계자는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되면 실효 제한에서 벗어난다. 개발제한구역과 비슷한 개념이기 때문에 소유주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토지를 이용할 수 있지만 많은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 

향후 시는 우선보상대상지 외 나머지 사유지 37.5㎢에 대해 2021년부터 보상을 시작한다. △공원 사이 연결 토지 2.91㎢ △공원 정형화에 필요한 토지 2.69㎢ △잔여 사유지 31.9㎢ 등 순으로 보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시는 일몰제 적용 예정인 사유지 총 40.2㎢를 보상하려면 12조7122억원(감정평가액 기준)이 필요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이에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국비 지원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도시공원 실효제 대비 공원 보존 및 난개발 예방 대책’ 개요도.[이미지=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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