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들어온다기에 처음에 거부감이 많았는데 막상 들어오고 나니 공실률이 떨어지고 너무 좋네요.” (인삼가게 점주 김유순씨)
전통 약재시장으로 유명한 경동시장에 이마트가 5번째 상생스토어를 열었다. 전통시장과 이마트가 지역상권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당진어시장점을 시작으로 이곳이 5호점이다. 특히 경동시장점은 서울시내 위치한 최초의 상생스토어다.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위치한 상생스토어를 가기 위해서는 시장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야했다. 입구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근처에서 장을 본 어르신이 난관을 잡으며 오르고 있었다. 이들의 손에는 제법 큼지막한 장바구니도 종종 들려있다.
상생스토어 입구에 들어서면 진한 인삼향기가 풍긴다. 과거부터 터전을 지켜온 전통시장 상인들이 약재와 의류 매장을 곳곳에 열어뒀다. 내부에는 이마트 상생스토어가 위치한다. 상생스토어에는 △노브랜드 전문점 △신세계 희망놀이터 △노브랜드 쉼터 △카페숲(커피숍) △동대문구 작은도서관 등 5개의 공간이 마련됐다. 이 공간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기존의 상점을 거쳐 들어가야 되는 구조다.
노브랜드 전문점에는 주로 인근 상인과 거주민이 많이 방문했다. 전통이 오래된 시장인 만큼 방문객 대부분이 고령층이다. 오전 11시가 넘으면서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방문하기 시작했다.
경동시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이모(62·여)씨는 “인근에 거주해 경동시장을 종종 방문하지만 생필품을 구매할 때는 홈플러스 동대문점을 자주가곤 했다”며 “이번에 경동시장에 노브랜드 전문점이 생겼다 해서 구경와보니 좋은 물건이 저렴해 이것저것 많이 사가게 된다”고 말했다.
상생스토어가 위치한 2층 매장에서 인삼가게를 35년 운영한 박희순(67·여)씨도 상생스토어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씨는 “과거에는 시장건물이 노화돼서 냄새도 많이 나고 공실률도 높았는데 상생스토어가 생기면서 시설자체가 싹 달라졌다”며 “사실 인근에 마땅한 마트가 별로 없다보니 이곳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게 돼 활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 상인들의 가게를 지나 상생스토어 내부로 들어가면 노브랜드 쉼터가 눈에 띈다. 이곳에서는 방문객 일부가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노트북을 할 수 있도록 콘센트가 마련된 테이블이 설치돼 있다.
안쪽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희망놀이터와 마을의 사교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커피숍인 '카페숲'이 있다. 이 공간과 함께 벽 한편에는 작은도서관이 보인다. 도서관에 비치된 책은 모두 동대문구청에서 기부한 것으로 수량만 2000권에 이른다. 신세계 스타벅스의 노하우가 활용됐지만 신세계와는 별도 법인으로, 실제 운영은 경동장학재단이 맡아서 한다. 작은도서관은 민·관합동 공간인 셈이다. 희망놀이터에는 근처 구립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방문하거나 혹은 아이를 동반한 고객이 이용하도록 열어뒀다. 경동시장의 상품구매 영수증을 제시하면 희망놀이터의 이용요금을 절반으로 할인받을 수 있다.
3층은 청년몰을 구성해 청년들이 점포를 운영하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현재는 창고로 활용하고 있으며 4월 7일 관련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상생스토어 관계자가 전했다.
오광수 경동시장 상인회장은 “13년간 상인회장을 해오며 최근 시장이 쇠퇴하는 것을 느껴 생각끝에 이마트의 상생스토어와 손을 잡게 됐다”며 “당진 상생스토어부터 안성 상생스토어까지 직접 개업식날 찾아가서 지켜본 결과 노브랜드의 효과를 믿고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동시장은 현재 이용객과 상인모두 고령화가 심한 편인데, 이번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통해 젊은 층이 많이 유입돼 시장에 활기를 넣어줬음 좋겠다”고 희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