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6·25전쟁 흥남철수 작전 당시 북한 피란민을 태우고 남쪽으로 내려온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원의 편지에 답장한 사실이 5일 뒤늦게 공개됐다.
이 배의 선원이었던 미국인 벌리 스미스 씨는 크루즈 여행 중 이날 부산항에 들러 1박 2일 일정으로 잠시 한국에 머무르게 됐다.
스미스 씨는 지난 1월에 자신이 여행 중에 한국에 들른다는 소식을 담아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고 방한 기간 만남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에 보낸 답장에서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원이었던 귀하의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짧은 일정임에도 나의 고향 거제도를 방문해 메러디스 빅토리호 기념관을 보신다니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스미스 씨를 비롯해 '씨맨십(seamanship, 항해술)'을 가진 훌륭한 선원들이 없었다면 나의 부모님이 거제도에 오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마음 같아서는 스미스 씨를 직접 부산에서 맞이하고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나의 일정이 허락하지 않아 매우 아쉽다"며 "나의 어머니도 연세가 91세로 고령이셔서 인사드리러 가기가 쉽지 않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국가보훈처 국장이 나를 대신해 귀하와 일행분들을 맞을 계획"이라며 "일정이 허락하면 오찬도 대접하고 거제에서 흥남철수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보훈처는 UN군 6·25 참전용사 재방한 사업에 준해 스미스 씨 일행의 일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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