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배꼽' 우한으로 향하는 韓기업…CJ 1700억 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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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8-04-0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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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물류·식품 등 추가투자, 韓기업 진출 확대

  • 내륙 허브, 사통팔달 교통, 경제규모 급성장

  • 첨단산업 중심 체질개선, 韓 투자유치 적극적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위치(위)와 중국 반도체 기업 XCM이 건설 중인 3D 낸드플래시 공장 조감도(아래). [사진=네이버·바이두 캡처]


'중국 대륙의 배꼽'으로 불리는 허베이성 우한이 한국 기업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유통·물류 및 정보기술(IT) 산업의 새로운 거점이 된 우한을 발판으로 급성장하는 중국 중부 내륙 지역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우한에 쏠리는 관심

8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우한에 대규모 투자를 준비 중인 한국 기업이 늘고 있다.

CJ그룹은 향후 5년간 우한에 10억 위안(약 17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과 CJ제일제당, CJ CGV 등이 앞장서 물류·식품·외식·영화관 사업과 관련해 추가 투자에 나선다.

CJ대한통운의 중국 자회사인 CJ로킨은 지난해 우한베이팡제윈을 2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우한베이팡제윈은 우한에 대형 물류창고를 운영 중인 기업으로, CJ대한통운이 중부 물류 거점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도 현지 기업과 협력해 건설용 중장비 수요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다. 현재 구체적인 합작 내용을 협의 중이다.

경쟁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도 우한행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패널용 화학재료를 생산하는 동우화인켐은 우한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지 정부와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징둥팡(BOE), 화싱광전(CSOT), 톈마(TIANMA) 등 우한에 생산기지를 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특히 우한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XCM이 27조원을 쏟아부어 3차원(3D)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건설키로 하는 등 중국 반도체 굴기 프로젝트의 주요 거점이 될 전망이다.

한류 기업도 우한 상륙을 준비 중이다. 허난성 정저우에 자회사를 설립하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패션디자인센터는 우한 유통기업인 아이디그룹이 짓는 패션타운에 입주할 예정이다.

한국 디자이너의 작품을 전시해 직접 바이어를 물색하고 제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왜 우한인가?

내륙 중심부에 위치해 '중국의 배꼽'이라는 별칭을 얻은 우한은 지리적 이점을 살려 육상·수상 운송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고속도로와 고속철이 지나고, 톈허공항 제3터미널이 개통돼 항공 물동량도 증가세다. 우한 인근에는 물류 전용 공항이 건설 중에 있다.

경제 규모도 확대일로다. 인구 1100만명의 우한은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1조1900억 위안(약 201조원)을 기록했다.

쓰촨성 청두와 더불어 중부 도시로는 유일한 '1조 클럽' 가입 멤버다. 소매판매액은 5600억 위안(약 95조원)으로 1선 도시인 광둥성 선전을 제쳤다.

샤오미, 화웨이, 모바이크, 오포(ofo) 등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이 집결한 첨단 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우한은 SK종합화학이 시노펙과 합작 설립한 SK중한석화 외에 한국 기업 진출이 드문 곳이었지만 최근에는 현지 정부가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송익준 코트라 우한무역관장은 "우한을 찾는 외빈의 70%가 한국인"이라며 "사업계획 협의차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만났을 때는 사드 갈등으로 한·중 관계가 악화된 것을 걱정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송 관장은 "경제성장률과 소득증가율 모두 전국 평균 이상을 기록하면서 거리에 나가면 활기와 자신감이 느껴진다"며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보다 잠재력이 큰 만큼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이 사업 기회를 모색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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