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돈으로 로비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도 "임명 철회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으며 김 원장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원장은 8일 국회의원 시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관으로 유럽 등에 로비성 출장을 갔다는 의혹에 대해 “현장 점검 후 KEIP가 추진했던 유럽사무소 신설이 준비 부족이라고 판단해 유럽사무소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며 로비성 출장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은 잇달아 김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한국거래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피감기관 돈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고 지적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야당과 일부 언론은 김 원장이 국회 정무위원 시절인 2014년 3월 한국거래소(KRX) 부담으로 우즈베키스탄, 2015년 5월 우리은행 돈으로 중국 충칭·인도 첸나이, 같은 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미국·유럽 출장을 각각 다녀왔다며 '부적절한 외유성 출장'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장은 KIEP 출장은 사업예산으로 운영되는 USKI와 KEI 두 기관에 대한 점검과 함께 KIEP의 유럽사무소 신설 필요성을 직접 확인하러 방문한 것이었다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방문 뒤에도 USKI 및 KEI에 대한 추가적인 예산삭감 조치를 취하는 등 현장점검 이후에도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엄격하게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주관으로 2014년 3월 다녀온 우즈벡 출장과 관련해서도 "한국거래소가 부속계약 체결 및 현지 고위인사 면담 등을 앞두고 국회 차원의 지원을 필요로 해 출장 동행을 요청했다"며 "그 타당성이 인정돼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해당 출장과 관련해 김 원장이 정무위 의원 시절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 관련 법안 처리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로비용으로 추진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거래소 지주사 전환 추진방안은 해당 출장 후 1년4개월이 지난 2015년 7월 금융위 발표로 처음 공론화됐고, 관련법안도 1년6개월 후인 2015년 9월에 제출됐다는 점에서 본건 출장과 전혀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의원 시절 공적인 목적과 이유로 관련기관의 협조를 얻어 해외출장을 다녀왔으나 그것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런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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