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과 펄어비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과천으로 속속 모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등 신사업 연구 개발 공간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신작 개발을 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기존 엔씨소프트, 넥슨 등 '판교시대'를 열었던 게임사들처럼 과천에서의 제2의 도약을 꿈꾸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지식 9블록(1만3838㎡)에, 펄어비스는 지식 12블록(1만4193㎡)의 1용지에 각각 입주할 예정이다. 제2 판교테크노밸리라고 불리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에 위치하며, 2021년 하반기에 준공이 마무리 된다.
넷마블이 입주하는 지식 9블록은 지하철 4호선 신설역사 인근으로 6대 1이라는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컴투스와 녹스게임즈가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지만, 코오롱글로벌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넷마블이 최종 공급대상자로 선정됐다. 넷마블은 이 곳에 AI 연구소 인력을 집중해 기술 연구 및 콜럼버스 프로젝트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또 자회사와 투자 개발사들의 근무 공간을 제공해 효율적인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펄어비스도 현재 경기도 안양시 아리온테크놀로지 건물을 정리하고, 지식 12블록으로 새 둥지를 튼다. 이 곳에 2022년까지 15층 규모의 사옥을 건설, 400여 명에 달하는 인력을 모두 이동시킨다는 계획이다. PC 온라인게임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검은사막 모바일'의 원할한 운영과, 차기 신작을 위해 업무 공간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현재 본사가 과천과 지리적으로 매우 인접한 안양에 위치하고 있는 점도 이전의 주 요인으로 꼽혔다.
관련 업계는 풍부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게임업체들이 차기작 개발과 홍보, 운영을 위한 공간이 필요해 과천지식정보타운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앞서 엔씨소프트와 넥슨, NHN엔터, 스마일게이트 등 대형 게임사들도 인력 증대에 따른 쾌적한 업무 공간을 위해 판교로 이전한 바 있다. 게임업계 특성상 긴밀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까운 곳으로 사옥을 이전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업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업무 공간과 유기적인 소통이 필수"라며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업체들의 관심이 더욱 쏠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PC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이름을 날린 블루홀은 올해 8월 경기도 판교 알파돔시티 6-4빌딩에 입주한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도 판교와 과천 주변에 사무실 임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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