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후배 여검사 성추행과 인사보복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재판 여부를 자문기구에게 넘겼다.
9일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문무일 검찰총장은 최근 중간수사결과를 보고 받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안 전 검사장의 기소 여부를 심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사심의위는 조만간 회의를 열고 안 전 검사장을 재판에 넘길지를 심의한 뒤 문 총장에 결과를 보고할 방침이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주요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는 검찰 자문기구다. 법조계, 학계, 언론계 등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학식과 경험을 가진 150∼250명 이하의 위원으로 올해 1월 구성됐다.
문 총장이 이 사건을 수사심의위에게 맡긴 것은 국민적 관심을 받는 사건인 데다 자칫 사법 처리 방향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 전 검사장은 성추행 피해자인 서지현 검사의 2015년 인사에서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를 책임지던 검찰국장으로 불법 인사 개입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은 2010년 발생했지만 서 검사가 고소하지 않아 기소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조사단은 서 검사에 대한 2014년 사무감사와 2015년 통영지청 발령 과정에서 안 전 검사장의 부당한 개입이 없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했다. 특히 두 명의 전문수사자문위원을 위촉해 2014년 사무감사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다만 조사단이 명확한 단서를 찾지 못하자 결국 문 총장이 수사심의위에게 맡기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을 구속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지만, 문 총장은 수사가 미진하다며 범죄성립 요건을 보강해 다시 보고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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