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필수설비 제도를 개선하고 2019년 3월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필수설비 공동 활용을 통해 향후 10년 간 최대 1조원의 투자비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5G망의 조기 구축과 통신사들의 중복투자를 줄이기 위해 ‘신규 설비의 공동구축 및 기존 설비의 공동 활용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5G 특성상 기존에 비해 더 많은 통신설비(기지국·중계기, 관로·광케이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통신사 간 공동구축 활성화 △지자체‧시설관리기관의 자원 활용 △KT의 필수설비 개방 등을 통해 5G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선 통신사 간 공동구축을 활성화해 중복투자를 방지하기로 했다. 통신설비 공동구축 의무 사업자를 현재 유선통신사(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에서 향후에는 이동통신사(SK텔레콤)까지 추가한다. 또 대상설비에 기존 관로, 맨홀 등 유선 설비 외에도 기지국 상면, 안테나 거치대 등 무선설비까지 포함한다.
또한 통신사가 5G망을 비롯한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가로등, 교통 구조물, 지하철 면적 등에도 이동통신 중계기와 통신 케이블을 설치할 수 있도록 17개 지방자치단체와 시설관리기관(지하철공사, 도로공사 등)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설비를 확대한다.
이번 국정과제의 가장 큰 논의사항이었던 필수설비는 이동통신망 구축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필수설비란 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전주와 관로, 광케이블 등의 설비를 말하는데, 전체 필수 설비 중 KT가 전주 93.8%, 관로 72.5%, 광케이블 53.9% 등 타 사 대비 압도적인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필수설비는 통신사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이 있었으나, 이해관계자들이 30~40여 차례 이상 회의를 진행하면서, 이번 제도 개선방안을 도출했다”면서 “다만 구축한지 3년 미만인 설비의 경우에는 의무제공대상에서 제외하는 현행 규정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입자 건물 내의 통신실에서부터 통신케이블 등의 설비가 연결되는 인입구간의 경우, 기존 KT 뿐 아니라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SK텔레콤까지도 설비 의무 제공 사업자로 지정했다. 전 국장은 “인입구간은 유·무선의 병목현상이 가장 많은 구간이라 설비를 상호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전했다.
5G망 구축을 위한 의무제공 대상설비의 이용대가는 지역별로 차등을 두기로 했다. 이용대가 산정은 향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자료조사와 현장실사 등을 거쳐 올해 안에는 산정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고시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상반기내 고시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정책을 통해 향후 10년 간 4000여억원에서 최대 약 1조원의 투자비 절감효과가 예상된다.
한편, 이번 제도 개선안을 두고 통신사들은 5G 망의 효율적 구축 측면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KT 측은 “5G 조기구축 지원이라는 제도개선의 취지에 공감하며 효율적 5G 구축을 위해 정부와 타사업자와 협력할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정책적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제도 실효성 제고를 위해 합리적 이용대가 산정, 공동활용 조건 완화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5G 인프라의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며 “지자체 시설 활용은 긍정적 의미가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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