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저커버그, 청문회서 이용자 정보 유출 거듭 사과

10일(현지시간) 이용자 정보 유출 스캔들로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사진=AP/연합]

페이스북의 이용자 정보 유출 스캔들을 둘러싸고 미국 의회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거듭 사과했다. 

CNN와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10일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의 합동 청문회에서, 캠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의한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 유출 사건은 실수였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이용자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재고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섯 시간여 동안 계속된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저커버그 CEO에 페이스북의 이용자 정보 수집 관행, 독점권, 인터넷 회사 규제에 대한 의견 등에 관한 질문을 쏟아냈다.

공화당의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페이스북의 복잡한 서비스 이용약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페이스북의 이용자 약관은 엉망”이라면서 “이용자에 권리를 알리지 않는다. 집에 가서 다시 쓰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늘 티셔츠와 청바지 차임이었던 저커버그 CEO는 이날만큼은 양복에 넥타이를 차려입었다. 그는 몇몇 질문에서 말문이 막히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가 나왔다고 CNN은 전했다. 10일 페이스북 주가는 4.5% 상승 마감했다. 

페이스북이 수 년 동안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불구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사람들이 왜 계속 페이스북을 믿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저커버그 CEO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기숙사 방에서 하나의 기업을 탄생시키고 이만큼 키우는 것은 실수 없이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하지만 회사 운영 철학에서 광범위한 변화의 과정에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페이스북이 “도구의 개발”에 힘써왔다면 이제는 “주도적인 역할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음”을 인정했다.

이번 청문회는 페이스북 8700만 명의 이용자 정보가 동의 없이 영국의 캠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데이터회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넘어갔다는 논란이 불거진 뒤 약 한 달 만에 열린 것이다.

이 스캔들로 페이스북의 주가는 수백억 달러가 증발했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 나왔다.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페이스북의 허술한 이용자 정보 관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으며 온라인에서는 페이스북 삭제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이 이용자 정보 관리에 대한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페이스북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기술회사보다 미디어회사에 가깝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그는 “우리가 컨텐츠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우리는 컨텐츠를 생산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커버그 CEO는 규제를 추가할 경우 오히려 페이스북과 같이 규제를 처리할 수 있는 자원이 충분한 대기업에 유리해서 제2, 제3의 페이스북이 탄생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저커버그 CEO는 오는 11일에는 하원 에너지 상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정보유출 의혹에 대해 다시 증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