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을 접견하고 한반도 문제와 4차 산업혁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다보스포럼 창립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제4차 산업혁명'의 저자인 슈밥 회장은 다보스 포럼 홍보차 이날 방한했다.
문 대통령은 "슈밥 회장님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책을 출판하실 정도로 본인이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전문가이시고, 2년 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화두를 전 세계에 던졌다"며 "우리 새 정부도 사람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국가 혁신성장의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적응할지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이 7번째 한국 방문이라고 들었는데 회장님의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올 1월 제가 다보스포럼 초청을 받았는데 평창 동계올림픽 일정 때문에 참석을 못 해서 미안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대신 참석해 한반도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다보스포럼 쪽의 협력으로 평창의 밤을 개최해 아주 뜻깊었다"며 "아드님이 평창의 밤에서 축사도 해주시는 등 도움을 주신 회장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슈밥 회장은 "내년 다보스포럼에 문 대통령을 초청하고 싶다"며 "내년 포럼에서 저희는 한국을 화두의 중심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 초청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최대한 참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슈밥 회장은 "최근 진행되는 남북대화를 축하드리고 이 모든 과정에 전폭적 지지를 보낸다"며 "북한 문제는 종국에는 경제적 측면도 매우 중요해질 것이고, 북한 내 경제적 안정을 이루는 게 중요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WEF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별한 회의나 내년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이런 노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슈밥 회장은 또 "문 대통령도 아는 것처럼 스위스와 북한은 특별한 연대가 있고, 스위스는 이미 중재 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며 "저희도 스위스와 협력해나갈 여지가 있으며, 여러 상황과 조건이 맞다면 이런 부분을 함께 준비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이 모든 과정을 문 대통령과 대한민국이 주도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올해 내로 문 대통령과 연락하는 가운데 어떻게 다보스포럼을 준비할 수 있을지 어떤 추가조치를 함께 취할 수 있을지 듣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개발에 대해서 세계경제포럼이 기여할 수 있다는 말씀은 대단히 중요한 말씀인 것 같다"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하고 정상국가로의 길로 나올 때 세계는 북한의 경제발전을 비롯한 밝은 미래를 위해서 함께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런 전망들을 북한에 제시할 때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결단을 내리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북한이 완벽한 비핵화를 이루고 남북 간에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 그때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해서 세계경제포럼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슈밥 회장은 "무엇보다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며 "제 저서가 100만부 팔렸는데 30만부가 한국에서 팔렸다. 이것만 봐도 한국이 얼마나 4차 산업혁명에 높은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슈밥 회장은 “저는 4차산업혁명센터를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바 있다”며, “한국 내에 자매기관을 설립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서울에 이 자매기관을 설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은 사이버안보 역량에 좌우된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한국과 협력해 나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협력센터의 자매기관을 한국에 두면 좋겠다는 말씀에 매우 기쁘고,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며 “사이버안보에 관한 국제협력에 대해서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 자리에는 WEF측 카트린 에겐 버르거 슈밥 비서실장과 김수연 아태지역 재계 담당국장, 이주옥 국제기구국장 겸 한국담당관, 힐테 슈밥 사회적 기업을 위한 슈밥재단 공동설립자 등이, 우리측에서는 장하성 정책실장과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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