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관소] 혼밥의, 혼밥에, 혼밥을 위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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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8-04-1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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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 친숙하고 인터넷 중심으로 살아가는 밀레니얼 세대(80~90년 태생)가 궁금하신가요? 밀관소(밀레니얼 관측소)는 이들을 멀가중(멀리, 가까이, 중간)으로 심층 관측해나가는 코너입니다. 이 코너는 만연체가 난무하니 정신주의가 필요합니다.<편집자주>

'혼밥' 혼자 먹는 밥의 줄임말이다. 1인 가구가 증자하면서 생겨난 개념이다. 혼밥뿐만 아니다. 홀로 마시는 술인 '혼술'도 있으며, 혼자서도 맛깔나게 먹는 사람을 지칭하는 '프로혼밥러'가 있다.

혼밥의 이유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다른 사람과 먹기 싫어서 혼밥을 택하는 사람이나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혼밥을 먹는 사람도 있다. 아무 이유 없이 혼밥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새내기들이 입학하는 대학의 3월에는 비자발적 혼밥러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 못 하는 친구들이 있기 마련이다.

혹은 OT를 안 갔거나 새내기 환영회에 참석하지 못해 학우들과 교류를 못 한 학생들도 있다. 아니면, 새내기 단톡방에서 돌발 고백 등 큰 실수를 해 반수를 결정한 학우도 있다.
 

웃긴대학 유저가 '흔한 아싸의 점심식사'라는 제목으로 올린 사진[사진=웃긴대학]

이들은 즐거운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기도 전에 진땀을 내는 순간이 도래하는데, 점심시간이다. 새 학기가 서먹한 친구들은 학식(학생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자신의 모습을 누군가 지켜보며 수군거릴 것 같은 두려움에 빠지기 마련이다. 이들은 가성비 좋은 편의점 도시락을 사 교내 화장실로 들어가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누구의 시선도 의식할 필요 없는 화장실에서 '혼밥'을 즐기는 것이다. 프로혼밥러라도 화장실 혼밥은 평범한 경험이 아니다. 이 때문에 3월 초가 되면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화장실 혼밥 인증 사진이 올라온다.

화장실 혼밥 인증 사진은 인터넷에 2000년 초반부터 올라왔다. 그 당시만 해도 혼밥에 대한 의식이 부족해서 혼밥러들이 겪은 고충은 심했다.(그들이 끼니를 때우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다는 사실만 봐도...)

다행히 혼밥러 1세대들의 개척정신과 1인 가구가 500 만명을 넘으면서 혼밥에대한 시선은 자유로워졌지만, 아직도 고깃집 같은 일부 식당에서는 2인분 이상 주문을 강요한다.
 

편의점 도시락과 스마트폰은 혼밥 최고의 조합이다.[사진=아이클릭아트]

이젠 직장가에서 혼밥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비자발적 혼밥러라기 보다는 자발적 혼밥러다. 점심시간은 잠깐이지만 회사의 굴레를 벗어나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느긋함을 즐긴다.

최근 혼밥러에게 보이는 트렌드는 스마트폰이다. 혼밥을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영상 콘텐츠를 소비한다. 마치 TV를 보며 밥을 먹는 것과 같다. 일본의 한 회사는 혼밥러를 위해 사람이 밥 먹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만든 적도 있다.

저녁도 간단한 술과 함께 혼자 끼니를 때운다. 장소는 음식점일 수도 있고 집일 수도 있다. 혼자서는 절대 밥을 안 먹는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지만, 혼밥은 변방에서 중심부로 움직이는 식문화다.

특히 회사 회식을 경험한 직장인은 강요 섞인 술자리에 피로감을 느끼고 혼술을 찾는 경우도 많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먹고 마신다. 취함을 강요받지 않으며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회식 문화도 혼밥러에 맞게 변할 가능성이 있다.
 

한때 인터넷에서 주목을 끌었던 삼겹살집 사진[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식품업계는 혼밥러를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다양한 메뉴의 편의점 도시락도 그 중 한 예다. 혼자서 밥을 먹어도 눈치가 안 보이는 음식점도 등장했으며, 혼자 고기를 구워 먹는 고깃집도 생겼다. 심지어 삼겹살을 한 점만 파는 음식점도 등장해 혼밥러의 마음을 설레게 한 사건도 있었다.

인터넷에는 '혼자 밥 먹기 레벨 테스트'가 수능 등급표처럼 떠돌아다닌다. 레벨표를 확인하고 자신이 어떤 혼밥 경지까지 올라섰는지 확인해보자.
 

[사진= 윤경진 기자]

[사진=밀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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