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 리딩뱅크 경쟁 덕에 꽃놀이패 쥔 ING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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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4-1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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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조원 몸값 더 높이나

ING생명이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고 있다. 두 금융그룹의 M&A 경쟁에서 본의 아닌 캐스팅 보드 역할을 맡게 돼 금융권 일각에서는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11일 ING생명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받고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같은 날 KB금융도 동일한 내용의 조회공시 답변을 했다.

이는 국내 굴지의 두 금융그룹이 동시에 ING생명 인수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IB업계에 따르면 두 금융그룹은 얼마 전 ING생명에 대한 실사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ING생명은 최근 M&A 시장에서 가장 가치 있는 매물로 분류돼 왔다. 다만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이 문제다. 최근 주가를 감안하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ING생명 지분 4850만주(지분율 59.15%)의 가치는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국내 굴지의 두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대규모 M&A이기에 검토할 사항이 적지 않다. 거기에 두 금융지주가 동시에 ING생명 인수전을 진행하게 된 탓에 상대측 동향마저 신경을 써야한다는 점도 고민스럽다.

신한과 KB가 동시에 ING생명 인수전에 뛰어들게 된 것은 둘 사이의 리딩뱅크 경쟁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신한과 KB는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이익 기반을 확대해 리딩뱅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을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ING생명의 규모를 감안하면 이를 인수하는 쪽이 M&A 경쟁에서 최종 승자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ING생명이 M&A 경쟁에서 승리의 열쇠가 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ING생명과 MBK파트너스 측은 M&A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러 매수자가 노리는 인기 있는 매물로 평가가 굳어진다면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과 KB가 ING생명을 상대방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예상보다 매각가를 후하게 책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금융지주의 M&A 경쟁 덕에 ING생명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ING생명 입장에서도 나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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