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제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로 하락세를 보였던 증시는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부각되면서 하락장세를 보였고, 국제유가와 금값은 일제히 상승했다.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향해 강력한 경고장을 보냈다. 그는 트위터에 “러시아는 준비하라. 멋지고 새롭고 ‘스마트한’ 것이 날아갈 것이다. 당신들은 국민을 죽이고 그것을 즐기는 가스 살해 동물과 파트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는 하루 전 레바논 주재 러시아 대사 알렉산드르 자시프킨이 헤즈볼라 매체 알마나르 TV 인터뷰에서 “미군이 시리아에 미사일을 쏜다면 러시아가 미사일을 요격하고 미사일을 발사한 기지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따른 반응이다.
시리아 사태에 집중하기 위해 중남미 순방도 취소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만나 구체적인 대응을 논의했다고 CNN 등 외신은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아직 최종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면서도 "적절하다면 군사옵션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군은 미국 주도의 서방 공습에 대비해 주요 군 시설을 비우고 있다고 AFP 등 외신은 전했다.
이처럼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8.55포인트(0.90%) 떨어진 2만4189.4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4.68포인트(0.55%) 하락한 2642.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5.27포인트(0.36%) 하락한 7069.03에 장을 마쳤다.
시리아 사태 이외에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수사한 이후 미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시장 전문가들은 곧 이어지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정치적 사안의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가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31달러(2.0%) 오른 66.8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2월 이후로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현실화할 경우 중동지역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렸다.
이처럼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국제 금값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4.10달러(1.1%) 오른 13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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