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사드 배치 갈등 이후 확산한 중국의 혐한 정서를 완화하기 위한 ‘한국 이해의 장’이 열렸다.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SICS, 소장 이희옥)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 이시형)이 12일 서울 을지로 KF 세미나실에서 “한국에 다가가다(走近韓國)”를 주제로 제1차 ‘재한 중국인 대학원생 한국 이해 포럼(在韓中國青年領袖培養計劃)’을 공동 개최했다.
주최 측은 국내에 거주 중인 중국 유학생 중 석·박사 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한·중 우호 협력을 심화하고자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시형 KF 이사장은 “한국을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더욱 전문적이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며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대한 중국인 유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유학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한국을 잘 모르는 재한 외국인 유학생이 많다고 들었다. 특히 재한 외국인 유학생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게도 한국을 이해할 기회가 제한됐다는 것이 의외였다”며 포럼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희옥 SICS 소장은 “요즘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링슈(领袖, 국가·단체의 지도자)라고 부른다. 이번 포럼에도 ‘링슈’라는 단어가 명시됐다”며 “재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링슈’로 나아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포럼 개최를 환영했다.
특히 이 소장은 “한국에서 공부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직접 세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는 점에서 이번 포럼이 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포럼에는 국내 중국인 유학생 커뮤니티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석·박사 학생 50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오는 11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한국정치 △대중문화 △산업 △경제 △사회문제 △지역문화 등을 주제로 권위 있는 전문가들의 특강과 관련 답사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외교부, 청와대, 서울시청 등에서 정부 당국자로부터 한·중 관계 브리핑을 듣고 매회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인식을 교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KF와 SICS는 한국의 최고 전문가로부터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여 한·중 관계의 가교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또 이번 포럼이 중국인 유학생들이 차세대 한국연구자로 발돋움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했다.
이날 특강 강의자로 나선 정일준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의 역사와 정치’를 주제로 한국의 현대사·정치사·사회사에 관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지난해 사드 갈등으로 한중 관계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이 자리가 매우 뜻깊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포럼 참가자들은 외교부를 방문해서 한·중 관계 설명을 듣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왕하건 재한중국인박사생연합회 회장은 “많은 중국인이 한국 유학 전에 한국 문화를 알고 온다. 하지만 정작 한국 유학 때에는 한국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번 포럼은 중국인 유학생에게 매우 유익한 자리가 될 것”이라며 포럼에 대해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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