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제과, ‘아이스브레이커스’ 산 함유량 줄여 판매

허쉬 글로벌기준 있어…“본사에 별도로 산 비율 변경 요청”

롯데제과가 수입판매하는 아이스브레이커스[사진=아이스브레이커스 홈페이지 제공]

롯데제과가 어린이가 섭취했을 때 입안에 화상을 입을 수 있는 제품으로 지적된 수입제품 ‘아이스브레이커스’의 산 함유량을 줄이기로 했다. 글로벌 판매 제품과 달리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제조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해물질기준에 따르면, 지난 4일 행정예고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안 관련 식약처는 최근 식품제조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롯데제과는 앞으로 국내 수입하는 아이스브레이커스에 대해 새 규정대로 산 함유량을 조정하겠다고 동의했다.

식약처가 행정예고해 신설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안에 따르면, 신맛이 나는 물질은 제품의 6.0% 미만, 캔디류 표면에 신맛 물질을 도포한 경우는 4.5% 미만까지만 첨가할 수 있다.

아이스브레이커스는 미국 허쉬초콜릿이 생산하는 캔디다. 이에 롯데제과는 식약처 기준에 맞추기 위해 허쉬초콜릿 본사에 신맛 첨가물 비율 조정을 별도로 요청했다. 한국에서만 글로벌 기준과 다른 별도의 신맛을 보유한 아이스브레이커스를 생산하는 셈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허쉬의 제조상 글로벌기준이 있어 국내용 제품에만 배합비를 바꿔달라고 하는 것이 쉽진 않았다”며 “이전까진 규정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제품 산도 측정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신설 기준인 산 함량 6.0%와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산도 측정 등 여러 차례 실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산의 함량을 조절한 새로운 아이스브레이커스는 식약처의 행정개정안이 시행되는 시점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앞서 아이스브레이커스는 어린이가 섭취할 경우 혓바닥이 벗겨지고 물집이 잡힐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는 해당 제품으로 인한 어린이화상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지난해 초부터 주의·경고 문구를 삽입해 판매하고 있다.

국내서는 지난해 9월 말에서야 신맛 캔디 ‘주의 문구’ 표시가 의무화 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아이스브레이커스 캔디를 먹고 혓바닥이 까지는 피해를 본 소비자의 민원을 식약처가 접수하고도 별도 조치 없이 단순 종결 처리하는 등 늑장 대응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신맛 캔디로는 아이스브레이커스 외에도 오리온 ‘아이셔’, 주로 온라인몰에서 취급하는 수입제품 ‘노벨 슈퍼레몬캔디’ 등이 있다. 오리온은 아이셔의 산 함량이 식약처 허용기준을 넘지 않아 ‘신맛으로 혀와 입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주의경고 문구만 삽입해 판매하기로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신설 기준을 적용한다면 현재 유통 중인 아이스브레이커스는 총산 비율을 초과해 ‘규정 위반’"이라며 “신맛 캔디 산 함유량 규정을 만들 때 문제가 됐던 롯데제과 아이스브레이커스를 기준으로 했다. 개정안 시행은 올해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아이스브레이커스 어린이 화상 위험 논란 이후 지속적으로 관련 제품을 모니터링하고 감독해왔다”며 “시장조사 결과, 신설된 기준을 초과한 신맛 캔디류는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