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재 씨케이(CK)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고민한다.
16일 만난 그는 "대기업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진 자'부터 마음을 열고 양보하라는 얘기다.
그는 사회 초년병 시절에 겪은 경험을 털어놓았다.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20대 때 외국에서 한 행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는 "일본 행사를 마치고 미국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당시에는 미국 비자를 받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며 "대사관에서 내 경제 여건에 대해 지나치게 캐물었다"고 말했다.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했다고 한다. 강 대표는 "결국 대사관에 강하게 항의하다 끌려나왔다"며 "그런데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다면 민감하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존심과 패기뿐이라 어려움이 닥쳤을 때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업관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중소·벤처기업은 자신의 의지대로 유연하게 대처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의 양보와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는 "여론 조사를 보면 중소기업 경영자 10명 가운데 9명은 가장 큰 불만으로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꼽는다"며 "부익부 빈익빈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실을 뜯어고치기 위해 강 대표가 제안하는 것은 이익공유제다. 자본주의 근간을 흔들려는 게 아니다. 대기업이 양보를 하자는 것이다. 어쩌면 양보가 아닌 '갑질'을 근절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강 대표는 "대기업은 납품단가를 조정해 중소기업 영업이익률까지 좌지우지한다"며 "대기업이 어려울 때에도 손실을 중소기업에 떠넘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청업체는 대기업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결국 우리 사회는 대기업만 성장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익공유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어려울 때 고통을 분담하고, 좋을 때에는 이익을 동등하게 나누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나쁜' 인수·합병(M&A) 문화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인수할 때 '가격 후려치기'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난을 겪는 벤처기업을 대기업에서 사들일 때가 문제"라며 "기술에 대한 가치를 무시한 채 벤처기업에 당장 급한 자금만 따져 인수가를 책정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반대로 해외에서는 대기업들이 기술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벤처기업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며 "대·중소기업을 상생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를 따져 인수가를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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