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과 어려움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부터 찾아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부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올해 예산을 전년보다 약 14% 축소했다. 중기재정계획에 입각해 앞으로도 매년 관련 예산을 7% 이상 축소한다.
이는 정부가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이미 충분하게 이뤄졌고 인프라 스톡이 충분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토목건설사업은 부가가치가 낮은 분야로 보는 시각도 작용한다.
우리나라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인당 도로 총연장은 OECD 35개국 중 35위다. 자동차 1대당 도로 총연장도 33위에 불과하다. 국토계수당 도로총연장도 31위다. 교통인프라 전반에 걸쳐서 아직 갈길이 멀다. 교통혼잡비용은 약 33조4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16%에 달한다. 평균 통근시간도 약 58분으로 OECD 평균인 28분보다 2배 이상 높다.
선진국은 그 답을 찾아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1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연합도 2020년도까지 5000억 유로를 인프라에 투자키로 했다. 일본도 2010년부터 10년에 걸쳐서 200조엔을 도로·항만 건설과 시설물 업그레이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무엇이든 타이밍이 중요하다. 정부는 새로운 인프라 건설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노후화된 인프라에 대한 보수 및 성능개선에 지금 투자를 소홀히 한다면 나중에는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 인프라 예산을 늘릴 수 없다면 적어도 20조원 이상은 지속적으로 투자해 인프라 부족이나 시설물의 노후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수 있는 최소한의 투자 수준은 유지시켜 줘야 한다. 이솝우화의 사슴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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