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했는데, 퍼팅이 잘 되지 않았네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인 통산 세 번째이자 올 시즌 첫 번째 우승을 바로 눈앞에서 놓친 김시우가 진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7099야드)에서 열린 RBC 헤리티지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인 고다이라 사토시(일본)와 동타를 이뤄 세 번째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일본프로골프 투어 통산 7승의 고다이라는 PGA 투어 6개 대회 출전 만에 첫 우승을 달성했다.
2016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지난해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김시우는 3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RBC 헤리티지 대회 전까지 김시우는 올 시즌 ‘톱10’에 세 차례 진입하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는 한국 선수로 유일하게 출전해 공동 24위를 기록했다.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날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퍼트였다. 지난해 집게 그립으로 바꿨던 김시우는 올해 가장 기본적인 일반 그립으로 다시 돌아왔다. 최근 짧은 퍼트 거리감을 익히는 연습을 중점적으로 연습했지만, 우승을 앞둔 결정적인 순간 공들였던 퍼팅감이 살아나지 않았다.
4라운드 초반 김시우는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했다. 이언 폴터(잉글랜드)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시우는 2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까다로운 3번 홀(파4)에서 파를 기록하며 폴터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김시우는 11번 홀까지 2타 차 선두로 나섰으나 이후 바람에 샷이 흔들리며 고다이라의 추격을 허용했다. 7언더파 공동 12위로 출발한 고다이라는 4라운드에서만 5타를 줄이며 12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마지막 3홀은 악몽 같았다. 김시우는 16번 홀(파4)에서 1.5m 퍼트를 놓친 뒤 17번 홀(파3)에서도 2m 파 퍼트를 넣지 못했다. 김시우는 18번 홀(파4)에서 절묘한 세컨드 샷을 선보이며 우승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1.5m 거리의 버디 퍼트는 홀컵 왼쪽을 살짝 스치며 지나갔고, 아쉬움에 김시우는 고개를 푹 숙였다.
김시우는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두 번째 홀에서 파로 비겼으나, 17번 홀에서 열린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버디에 실패해 앞서 6m 버디 퍼팅을 성공한 고다이라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경기 후 김시우는 PGA 투어를 통해 “긴장되지는 않았는데 바람이 강해져서 그린이 느려졌다. 최선을 다했지만 퍼트가 떨어지지 않았다. 후반 9개 홀에서 강해진 바람에 영향을 받았다”고 되돌아봤다. ‘돌아가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김시우는 “마지막 퍼트다”라고 대답했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김시우는 같은 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지난주 51위보다 12계단 오른 39위에 위치했다.
한편, 안병훈은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로 공동 7위에 올랐다. 지난 2월 혼다 클래식에 이어 올 시즌 개인 통산 두 번째 ‘톱10’. 김민휘는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잃으며 공동 50위(1언더파 283타)까지 떨어졌고, ‘맏형’ 최경주는 공동 55위(이븐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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