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기모 메리츠종금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9년째 일해온 최고경영자(CEO)와 심사위원회가 경쟁력이죠."
메리츠종금증권이 자랑하는 공식 의결기구인 심사위에는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기형 부사장, 주요부서 임원·담당자뿐 아니라 길기모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전무)도 참여한다. 모든 투자은행(IB) 딜은 심사위를 통과해야 집행할 수 있다.
길기모 전무는 16일 본지와 만나 "경영진이 딜에 대해 모르면 역학관계나 친소관계에 따라 의사를 결정하기 쉽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증권사 CEO가 모든 업무를 장악하려면 최소 3년은 걸릴 것"이라며 "최희문 부회장은 모든 딜을 이해할 수 있는 CEO"라고 말했다.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것도 최희문 부회장이 장수 CEO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길기모 전무는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에 합류했다. 최희문 부회장(2010년 취임)과는 8년째 손발을 맞춰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매주 수·목요일 심사위를 연다. 주요현안을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고 충분히 검토한다. 여기서는 난상토론이 흔한 일이다. 길기모 전무는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합의가 이뤄져야만 투자가 가능하다"라며 "심사위는 투자액을 줄이거나 딜 구조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고 전했다.
최희문 부회장이 해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때도 길기모 전무는 동행한다. 얼마 전에는 최희문 대표와 호주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길기모 전무는 "아프리카 광산이나 중동 기업에 투자하는, 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운 딜도 많다"라며 "여러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다고 확신해야 투자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가 많지 않을 때에는 현지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스텝 바이 스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길기모 전무가 이끄는 리스크관리본부는 심사팀·리스크관리팀으로 이뤄져 있다. 심사팀에서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인 19명이 일한다. 본부 총원은 2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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