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GM에 속수무책…금융논리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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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04-1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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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의 생사를 둘러싸고 GM본사와 산업은행이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금융 논리에 입각해 자금 투입 여부에 대한 실랑이를 벌이면서 주주간 비화로 번진 모습이다.

16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GM은 오는 20일 이후 한국GM의 법정관리를 빌미로 산업은행에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단 1원도 투입할 수 없다고 못박은 올드머니에 대해서다.

GM은 한국GM의 본사 차입금 27억 달러를 출자전환하는 내용의 자구계획 논의를 뒤집었다. 출자전환을 하지 않고 차입금 형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출자전환시 산업은행의 일정 지분율을 담보하는 '차등감자'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현재 산업은행은 한국GM의 2대 주주로서 17%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만약 27억 달러를 출자전환할 경우 산업은행의 지분율은 1%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차등감자다.

하지만 GM 측은 차등감자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에 대해 "넘어야 할 산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가능한 빨리 끝내려고 마음먹었던 한국GM 실사조차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GM이 주요 자료 제공을 여전히 꺼리고 있어서다. 그나마 한국GM 노사가 이날 임금·단체협상 교섭을 재개하면서 숨통이 틔게 됐다.

문제는 GM과 산업은행이 올드머니·뉴머니 투입을 두고 벌이는 신경전이 온전히 금융 논리에 입각해 있다는 점이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의 잇속 챙기기에 한국GM의 향후 생산성 등 산업적 측면은 아직 고려되지 않고 있다. 일단 실사가 끝나야 논의가 가능하다는 게 산업은행 측 설명이다.

한국GM은 현재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한 실무 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임단협이 3월 말까지 잠정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다 이달 20일까지 자구계획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최대주주가 아닌 이상 끌려갈 수밖에 없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주간 한국GM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보다 각종 자금과 관련한 문제만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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