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15일(현지시간) ABC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여자를 '고깃덩어리' 취급하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물"이라고 폭탄 발언한 것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이 "이는 미국에게도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는 내부적 혼란"이라며 '바깥'보다는 '안'을 살피라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7일 '내부 혼란의 미국, 대외 향한 거센 분노 지탱할 힘 있나'라는 제하의 사평을 게재해 코미 전 국장의 발언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을 전하고 "상대적으로 대통령을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는 미국이라도 이 정도 수위의 발언은 충격적"이라며 "미국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코미 전 국장은 높은 직책을 수행했던 사람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 이미 트럼프 행정부 직무수행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일수록 내부 갈등 해소에 집중해야 한다며 최근 미국의 대외정책을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내부 갈등이 심할 경우 대외 영향력 확대 등으로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시도가 있을 수 지만 이는 미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대외적 세력과 힘겨루기를 하려면 내부 정치층의 단결이 절실한데 미국은 집권층 자체가 혼돈"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정세와 구도가 변하고 있다며 대국이라면 이러한 시기에 도발을 일삼을 것이 아니라 내부진영을 공고히 해 발판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거센 충돌'을 진심으로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점도 제시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침없는 언사와 대외적 압박을 일삼고 있지만 미국에 막대한 고통과 부담을 안길 진짜 '충돌'을 원하지는 않고 있다"며 "내부적 단결 부족이 이유로 대립없이 혹은 약간의 갈등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소소한 승리'를 원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최근 격화된 미·중 무역갈등이 '무역전쟁'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으로 풀이된다.
코미 전 국장의 TV 출연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폭로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17일 '더 높은 충성심: 진실, 거짓말, 그리고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회고록이 출간되기 때문. 앞서 언론이 공개한 요약본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도덕적, 진실을 외면하며 충성심만 강조하는 마피아 보스"라고 비유했다. 출간 후 뉴욕 등 10개 도시 북투어도 나선다.
코미 전 국장의 행보에 트럼프는 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 차례 트위터를 통해 "역겨운 인간"이라며 "결코 코미에게 개인적 충성을 요구하지 않았고 사실 나는 잘 모르는 친구다. 이는 수 많은 거짓말 중 하나로 논란이 된 메모도 가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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