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한국의 아마존' 꿈꾸는 쿠팡의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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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예 기자
입력 2018-04-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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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적자다. 매출액이 늘어나는 만큼 영업손실액도 늘어난다. 쿠팡의 성적표는 매년 비슷한 기울기의 곡선을 그려간다. 올해는 무려 영업손실액이 6388억원이다. 매출 2조6846억원의 24% 수준이다.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여타 경쟁사들과 다르게, 쿠팡이 제2의 '아마존'을 바라보며 앞만 보고 달려온 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미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은 창업 초기 수년간 적자를 감수하면서 직매입부터 저가 정책, 빠른 배송에 적극 투자하며 새로운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지평을 연 바 있다.

결국 과거의 아마존닷컴은 1995년 창립 이후 5년 동안 매해 200%가 넘는 매출성장률을 기록했고, 8년 만에 첫 흑자를 냈다. 2007년 1만7000명의 직원을 둔 회사로 성장, 147억 달러 매출에 4억 달러의 흑자를 내는 거대 공룡이 됐다.

행적을 보고 있자면, 쿠팡은 말처럼 아마존으로 가고 있는 듯 보인다. 쿠팡 역시 직매입 상품군을 700만종 이상까지 늘리는 등 판매 중개에서 직매입까지 운영 방식을 넓혔고, '저가' 이미지를 위해 저가보장제 '쿠뤠잇' 등을 도입하고 있으며, 대표 브랜드 '로켓배송'으로 업계 최초의 익일배송을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의 우려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시장이 변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도 전자상거래에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로켓배송이 언제까지 경쟁력으로 주효할지는 알 수 없다"며 "최근 전자상거래 환경에서 기업들이 외연을 확대하기보다 '내실'을 다지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현금 보유액이 8130억원 규모로 늘어나 여유가 있다고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며, 올해도 '아마존 벤치마킹'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물류센터 확대와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 증원이 중심이다.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주겠지만 "미래에 있을 법한 온라인 유통 경험", "아마존 킬러"라며 최근 미국 CNBC가 로켓배송을 평가했던 것처럼, 쿠팡이 아마존의 뒤를 밟기 위해 현명한 판단을 했기를 기대한다. 쿠팡은 지금 아마존으로 가기 위한 길고 긴 늪을 건너는 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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