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재벌가 자녀를 바라보는 시각은 일단 부정적이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돈과 권력'을 한 손에 쥐면서 이들에 대한 부러움를 넘어 반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일부 재벌가 자녀들의 갑질 행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같은 부정적 인식에 더욱 기름을 끼얹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 경영에 있어 오너가 자녀들의 자질에 대한 우려와 지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영능력은 물론 사회적 책임과 투명 경영에서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검증받지 않은 권력..."기업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해야"
최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경우에서 보듯 일부 재벌가 자녀의 일탈행위는 해당 기업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반(反)기업 정서를 확산시켜 '오너리스크'에 대한 고민을 키운다.
하지만 재벌가 자녀의 상당수는 엄격한 경영 승계 과정을 거친다. 이들은 어렸을 적부터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과 더불어 글로벌 마인드를 키운다. 착실한 경영수업 과정을 통해 경영자로서의 자질도 갖춰나간다.
그런데도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는 끊이질 않는다. 선대로부터 경영 자질까지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장에서 충분히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에 참여할 경우 기업 내부적으로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내부에서도 오너 일가에 대해 더 엄격한 내부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통제되지 않는 권력은 탈이 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조 전무의 경우 '갑질'로 인해 스스로의 위기는 물론 회사에 막대한 경영상의 문제까지 초래했다. 이는 곧 인성은 물론 경영자적 자질에 있어서도 낙제점에 가깝다는 평가다. 때문에 일각에선 오너 일가라는 이유만으로 경영권을 물려주기보다는 지분과 경영권을 분리해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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