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장애인 ‘의무고용’을 지키지 않은 대기업의 경우, 고용 부담금을 더 내게 된다. 공공부문도 현재 50인 이상에서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공공기관으로 장애인 의무고용이 확대된다.
정부는 19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5차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본계획'(2018∼2022)을 발표했다.
정부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장애인 고용 의무 준수율이 낮다는 점을 감안,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장애인 고용이 낮은 점을 고려, 일정 규모 이상 대기업에는 부담금 기초액(최저임금 60%) 자체를 차등 적용하는 '기업규모별 부담금 차등제'를 도입한다.
의무고용 이행비율이 낮은 기업이 부담금을 더 많이 내도록 부담금에 가산되는 비율도 최대 50%까지 올리기로 했다.
장애인 고용 부담금은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의 국가·지방자치단체(비공무원)와 공공기관, 민간기업이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못했을 때 부과된다.
내년부터는 장애인 고용률이 법정 의무고용률의 절반에 못 미치는 기업에 고용개선계획 제출도 의무화된다. 정부는 해당 기업이 고용개선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공입찰 때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정부는 민간 기업의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장애인 다수를 고용한 사업장에 하청을 주는 경우 장애인 고용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부담금을 감면해주는 '연계 고용제도'를 확대한다. 현재 부담금의 50% 수준인 감면 한도도 상향 조정키로 했다.
기업이 채용을 전제로 직업훈련을 제공하면 훈련 인원의 일정 비율을 고용한 것으로 보는 '고용기여 인정제도'도 새로 도입한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을 늘리기 위해 대기업의 자회사 인정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다.
공공부문에서는 법 개정을 통해 장애인 고용의무 적용 대상을 현재 '50인 이상'에서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한다. 고용 실적이 눈에 띄게 낮은 기타 공공기관과 지방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 등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장 설립도 확대된다.
지자체나 공공기관,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하고, 컨소시엄형의 경우 설립투자금 지원액을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늘린다.
'장애인 다수 고용형 사회적 경제 기업'을 설립하면 설립 이전 단계에서도 초기 창업 비용과 컨설팅을 지원한다.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사업주 위주의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노동자에 대한 직접 지원을 추진한다.
현재 근로 능력이 떨어지는 일부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를 전면 개편, 2021년부터 중증장애인이라도 적정 수준의 임금을 보장해 준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장애인 고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애인 고용장려금도 대폭 인상한다.
중증·여성·장년·청년(발달) 등 취약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취업 지원도 확대된다.
사업체 현장훈련 후 채용하는 '중증장애인 지원 고용 사업'을 확대해 현장훈련 기간을 현행 3∼7주에서 최대 6개월로 연장하고, 직장 적응률을 높이기 위해 지원하는 직무 지도원도 최대 3년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월 60시간 미만 일자리도 시간에 비례해 의무고용으로 인정, 육아 등을 이유로 시간제 근로를 선호하는 장애여성의 취업기회도 늘릴 계획이다.
질병 등으로 인한 장년 장애인의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병가·휴직을 내는 경우 '대체인력 채용장려금'을 지원하고, 청년 장애인에 대해 학령기 단계부터 경력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취업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정부는 체계적인 장애인 고용서비스 인프라 확대를 위해 발달장애인 전용 훈련센터와 사업주 수요 맞춤형 훈련센터를 각 시·도로 확대 설치키로 했다.
장애인 공단 훈련과정에 사물인터넷·3D 프린팅 등 신산업·융합직종을 도입하고, 장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한국폴리텍대학에 장애인 편의시설·장비를 지원한다.
김경선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관은 "이번 대책에 기업 부담금 인상 수준 등은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고 추후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기업부담만 높인다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 내 자회사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확대 △연계고용 △고용기여제 등 대기업이 장애인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여건 마련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