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정책에 역풍 맞은 ‘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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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기자
입력 2018-04-1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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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사 마케팅비용 절감 지시에 부가서비스 축소 우려

금융당국이 카드업계의 마케팅 비용 축소에 팔걷고 나서면서 고객 혜택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영세 가맹점들의 수수료 경감을 위해 나선 금융당국의 서민금융 정책에 오히려 소비자들만 역풍을 맞게 될 처지에 놓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축소된 2개 전업계 카드사 부가서비스는 총 372건으로 해당 카드는 4047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372건 중 서비스 종료가 41%(153건), 서비스 축소가 38%(144건)로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서비스 종료는 종합건강관리 등 의료서비스 종료와 제휴업체 계약종료 및 폐점에 따른 경우가 많았다.

또한 서비스 축소는 주로 주유 할인금액 및 포인트 적립 축소와 이마트, GS홈쇼핑 등 쇼핑관련 적립포인트 축소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축소에 나서는 것은 계속되는 순익 하락 때문이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면서 지난해 카드업계 순익은 전년대비 32% 급감했다. 이렇다보니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축소해 손실 보전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가맹점수수료율을 더 인하시키기 위해 최근 카드사들의 마케팅비용 전수조사에 나섰다. 불필요한 마케팅비용을 절감시켜, 올해 계획된 적격비용(카드거래 원가) 재산정시 추가 인하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카드사들로서는 부가서비스 더욱 축소할 수밖에 없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전수조사 중인 마케팅 비용은 카드사가 가맹점과 고객에게 제공한 무이자할부‧포인트‧청구 할인 등 마케팅과 관련된 모든 투입 비용을 말한다. 이 비용을 절감하라는 의미는 사실상 고객 혜택을 줄이라는 의미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새 정부가 예고에 없던 가맹점수수료율 추가 인하를 단행하면서 카드업계 하반기 순익이 급격히 하락했고, 이때부터 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를 대폭 축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축소된 수치를 포함하면, 2013년부터 축소된 부가서비스는 400건 이상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케팅비용은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 혜택”이라며 “금융당국이 이를 제지하게 되면 가뜩이나 줄고 있는 서비스가 더욱 줄어들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세 가맹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 취지는 좋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되돌아가 정부의 서민금융 정책 취지가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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