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방송 캡쳐]
어떻게 며느리가 안전하지 않은데 자연분만을 권할까? 연출된 상황이 아니냐고? 아니다. 실제 인터넷에서 맘스카페 등을 찾아봐도 셀 수 없이 많은 고민상담 사례가 나오는 단골 매뉴다. 자연분만이 아기를 위해 가장 좋은 출산 방법인 것처럼 인식되면서 자연분만을 못하면 죄인이 되는 며느리들의 상황은 대한민국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주 방송 이후 뜨거운 감자였던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2화 역시 시청자의 공분을 사기 충분했다. ‘우리 때는 다 이렇게 했다’는 주장과 함께 며느리의 이야기는 들어주지 않는 어른, 이 상황을 마치 남의 일인 양 방관하는 남편, 그 사이에서 결국 눈물 흘리는 것 외에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며느리. 방송 내내 안방에 고구마 같은 답답함을 안겼다.
19일 방송된 MBC 파일럿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2회에는 첫 방송에 이어 며느리의 시선에서 바라본 시댁의 모습이 그려졌다.
만삭인 박세미는 남편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첫째 출산 당시 48시간 산통 끝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던 박세미. 산모의 위험부담 때문에 이번에도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하지만 시아버지는 자연분만을 강하게 권하는 상황. "아이큐가 2% 정도 높을 수 있다. 자연분만을 해야 태아도 산모도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며느리보단 손주 생각이 먼저였다. 의사의 말을 전달해도 시아버지는 굳건한 자기 소신을 드러냈다. 박세미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남편 김재욱은 중간에서 조율하지 못한 채 "그럼 절충해야 하나. 한시간만 버텨보자"라고 말해 비난을 샀다.
MC 권오중마저 "남편이 확실한 입장을 전했어야 했는데 저건 남편이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결혼 후 첫 시댁에 방문한 민지영은 시어머니를 따라 쉴 새 없이 부엌일을 했다. 민지영은 “엄마가 보고싶다”며 “엄마도 며느리로서 40년간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는 게 생각난다”며 눈물을 보였다.
워킹맘 김단빈은 출근과 동시에 시어머니의 잔소리를 들었다. 그는 다친 손으로도 일을 했지만 시어머니는 폭풍 주문을 하며 김단빈을 정신없게 만들었다.
손녀의 옷뿐만 아니라 문화센터 강좌까지 알아본 시어머니는 돌아와 김단빈에게 폭풍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시어머니와 언쟁을 벌이던 김단빈은 결국 옥상으로 향했고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결혼 이후 여성에게 보다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이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과감하게 꼬집겠다며 나온 프로그램. 공개된 현실 속에는 정말로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는 며느리들이 있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진짜 공감되면서도 울화통이 터진다", "보다가 스트레스 받아서 더는 못 보겠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두 번째 방송된 MBC 교양 파일럿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3부작으로 정규편성될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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