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머니] 유니콘이 뛰노는 중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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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04-2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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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뿔이 달린 전설 속의 동물 유니콘이 현재 중국에 살고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한 두 마리가 아니라 무리를 지어 떼로 몰려다닌다.

유니콘은 경제용어로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신생기업을 뜻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유니콘 기업 수는 62개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총 기업가치는 2769억달러에 달한다.

이 기업들은 절반 이상이 인터넷, 헬스케어,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중국 정부가 주도로 하는 산업 육성 정책이 결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통신기기 업체 샤오미도 유니콘에 속한다. 이외에 온라인 금융서비스 업체인 앤트 파이낸셜과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 드론 제조업체 DJI가 대표적이다.

현재 중국은 거대한 벤처캐피털 투자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기업 정보 제공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등장한 유니콘은 총 51개이며 이 가운데 중국 기업은 18개다. 우리나라 기업은 없다.

이제 중국 정부는 유니콘들을 본토 증시로 상장시키려 한다. 미국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한 우량기업을 본토 증시로 불러들이는 작업도 한창이다.

실제 중국 보안기업인 치후360은 2016년 미국 증시에서 자진 상장폐지한 후 올해 2월 중국 A주로 재상장했다. 자진 상폐 당시 시가총액은 622억위안에 그쳤다. 이에 비해 A주로 재상장한 후 시총은 4400억 위안을 넘어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글로벌 혁신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조달을 확대해 경제 성장을 지탱하겠다는 포석이다.

현재 상장을 추진 중인 샤오미는 기업가치가 1000억달러(약 1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샤오미 상장을 유치하기 위한 글로벌 거래소들의 경쟁도 한창이다. 심지어 홍콩 거래소는 샤오미를 불러들이기 위해 차등의결권 제도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이제 중국에는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를 뜻하는 '바트(BAT)'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니콘이 뛰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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