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유해 수습을 중국 현지에서 맡았던 차남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17일 서울 방화동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지병인 폐암으로 사망했으며 CJ그룹은 이 명예회장의 장례를 오는 18일부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그룹장으로 치를 계획이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재환 대표는 문화사업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한 누나 이미경 부회장과 달리 베일에 싸여 있던 인물이라 관심이 더 쏠린다.
지난 19일 그의 수행비서로 일했던 A씨가 JTBC 뉴스룸을 통해 자신이 겪은 부당한 일을 고백하면서 20일 현재까지도 온라인상에서 ‘이재환 갑질’이 화제가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이 대표가 용변을 보는 용도로 사용한 바가지를 우리가 비우고 씻고 했다”며 “사과는 수저로 긁어서 줘야만 먹고 김치를 물에 씻으라고 시키고, ‘넌 왜 개념이 없이 불법 유턴도 안 하냐’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비서 채용 면접에서도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지를 잘 하느냐”고 묻거나 노래방 기계로 노래를 시키는 등 업무와 무관해 보이는 지시를 했다고 당시 면접자들은 증언했다.
이 대표는 타이완(대만)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2005년까지만 해도 CJ그룹 경영기획실 중국담당 상무로 활발하게 경영에 참여했다. 민기식 전 의원(7·8·9대 국회의원)의 딸 민재원씨와 결혼해 슬하에 딸과 아들 한명씩 두고 있다.
2010년경 이 대표는 별다른 공식 발표 없이 CJ그룹을 떠나 홀로서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이재현 회장이 CJ그룹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이 대표 입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 대표는 본인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광고대행사 재산커뮤니케이션즈와 온라인광고대행 자회사 CJ무터 대표로만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CJ CGV 등 CJ그룹 계열사 간 거래가 두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이루면서 개인회사에 친인척이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에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2013년 CJ무터를 흡수 합병했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역시 공정거래위원회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오르면서 2016년 11월 방송 송출 업체 CJ파워캐스트가 스크린광고 회사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흡수 합병했다. 그리고 CJ올리브네트웍스는 다시 CJ파워캐스트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오너 일가 지분이 가장 높은 계열사다. 최대주주는 지주사 CJ로 55% 가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너일가는 나머지 45%를 갖고 있다. 이 대표 지분 20.5%, 이 회장 아들 이선호 부장이 17.97%, 딸 이경후 상무가 6.91%를 소유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세 남매 사이에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전혀 없었다”며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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