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행복인문학, “불안에도 장점이 숨겨져 있어요!”

  • 오현숙 한신대 교수, 20일 영통구청서 ‘불안을 통한 성취와 자유 자각’ 주제 강연

  •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이타적 행동 실천 습관이 행복감 증진”

  • '봄, 찾아가는 행복 인문학' 마지막 4번째 강연은 24일 장안구청서

20일 영통구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치유의 인문학 강연 모습. [사진=김중근 기자]


불안은 나쁜 것인가? 오현숙 한신대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오 교수는 “불안은 위험하거나 위협적인 상황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정서적 반응이며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정적 정서”라고 불안을 정의하고 “과도한 걱정이 핵심 원인인 불안에는 장점이 숨겨져 있으며,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일 뿐 잘 활용하면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보건소가 행복정신건강센터와 함께 20일 영통구청에서 개최한 스스로 회복하는 치유의 인문학 강연인 ‘봄, 찾아가는 행복 인문학’ 강연에서다.

오 교수는 “불안은 위험을 감지하고 울리는 심리적 경계경보 알람시스템이며 자기보호 기능을 한다”고 강조하고 “위험 앞에서 싸울 것이냐 도망갈 것이냐의 선택과 관련된 생존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안의 장점에 대해 “위험을 잘 감지하고,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며, 신중하게 대처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불안을 잘 느끼는 사람들이 사기꾼에 잘 속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위험에 직면하면 근육 긴장이나 동공 확대, 심장박동 수의 증가, 혈압 상승 등의 신체 반응이 일어나게 되며, 이를 교감신경의 작용이라고 부른다”며 불안 반응을 설명하고 “위협에서 벗어나면 부교감신경의 작용으로 근육긴장이 완화되고 원래의 편안한 기분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통이 따르긴 하지만, 불안을 느끼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며, 불안은 정상 불안과 병적인 불안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정상 불안은 위험이나 위협적 상황이 실제로 존재할 때의 불안이고, 병적인 불안은 위협적 상황이나 대상이 없는데도 느끼는 불안이나 현실적 위험에 비해 과도한 불안, 위협 상황이 종료된 후에도 과도하게 지속되는 불안”이라고 말했다.

“토끼는 길 가다 호랑이를 만날까 두려워하지 않고, 강아지는 주인이 밥을 안 줄까봐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위험한 것이 눈에 보이면 그제야 불안을 느낍니다.”

이렇게 동물의 불안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 오 교수는 “사람이라면, 병적인 불안을 안 느끼는 사람은 없으며 그 누구도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불안의 보편성에 대해 설명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얼마나 과도한가 하는 것이고, 알람시스템이 너무 자주 심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이어 “불안은 또 기질 불안과 상태 불안으로 구분할 수 있다”며 “기질 불안은 불안에 취약한 기질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이며 상태 불안은 상황에 따라 경험되는 불안”이라며 말했다.

불안의 원인에 대해서는 오 교수는 “정신분석학에서는 성격구조 간 갈등 속에서 자아가 통제력에 위협을 느끼는 상태를 의미하고, 행동주의에서는 환경 속에서 조건 형성된 잘못된 학습의 결과, 인지치료에서는 위험에 대한 인지 오류, 심리생물학적 인성모델에서는 위험 회피 기질의 작용으로 각각 설명하고 있다”며 “특히 위험 회피가 높은 사람은 매사에 조심성이 크고, 근심과 걱정이 많으며, 미리 걱정하고 지나치게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불안과 우울의 관계와 관련해서는 “불안 장애와 우울 장애의 공존율은 40~95% 수준이며, 불안이 지난 자리에 우울이 온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불안 심리 치료 방법으로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문제를 현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하고 범주를 정하고 계획을 세워 추진하되,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 상황에 맞게 즉석에서 처리하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을 정리해두는 것이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존재하는 심리적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동시에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선택적, 능동적, 이타적 행동의 실천 습관이 불안을 치료하고 행복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조언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행복의 조건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스스로 치유하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된 ‘행복 인문학’은 24일까지 계속된다.

24일에는 신동근 마마라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의 ‘명화와 힐링’(장안구청)으로 이어진다. 강의는 오후 2시 30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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