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전 남북정상회담 때 코스피지수는 대체로 개최 사실 발표일에 한 차례 크게 오르고 회담 전까지 보름여 동안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회담이 끝나고 남북 공동선언이 발표되면 하락세로 돌아서는 경향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첫 남북정상회담을 발표한 2000년 4월 10일(3.92%)에 가장 가파르게 올랐고 두 번째인 2007년 8월 8일(2.34%), 세 번째인 올해 3월 6일(1.53%)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2000년 6월 13∼15일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약 보름 전인 2000년 5월 26일 656.66이던 코스피 종가는 회담 개최 전날인 6월 12일 845.81까지 올랐다. 열흘가량 28.80%나 오른 것이다.
2007년 10월 2∼4일에 열린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 때도 코스피지수는 회담 전 10거래일인 2007년 9월 1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8.22% 올랐다. 개최 사실 발표 직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증시 충격이 있었으나 반등해 회담 전까지 상승세를 지속했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과거 두 차례 회담 때보다는 완만하지만 꾸준히 오르고 있다. 2∼3월 미국 금리 인상과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로 흔들리던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1.25% 올랐다.
그러나 지수는 정상회담 이후 공동선언이 발표되면 어김없이 급락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첫날인 6월 13일 코스피가 804.45로 마감하며 4.89% 하락했다. 다음 날 1.84% 상승했으나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15일에는 다시 5.9% 떨어져 770.95를 기록했다.
2007년에는 회담 종료와 함께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 나온 10월 4일 코스피가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하락 폭(0.52%)은 2000년보다 작았다.
이처럼 2007년 남북정상회담 기간에 지수 상승폭이 컸던 이유는 지수가 처음으로 2000선을 넘었던 상승기에 정상회담이 이뤄졌고, 회담을 통해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제반 사안이 합의됐기 때문이다.
반면 2000년 정상회담 때는 남북 정상 간 대화 자체에 더 무게중심이 쏠렸고 경제협력과 관련한 구체적 결과가 없어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게다가 당시 증시는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면서 조정기를 겪던 상황이었다.
코스피지수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1∼2주 동안은 재료 소멸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약 한 달 뒤에는 다시 고점을 회복했다.
2000년 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6월 19일 755.38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1개월 뒤인 7월 14일에는 827.95로 회담 종료일보다 7.39% 상승했다.
2007년 정상회담 때도 코스피지수는 회담 마지막 날인 10월 4일 2003.60였다가 미국증시 급락 영향에 같은 달 중순 1900선까지 내려갔지만, 한 달 뒤인 11월 5일에는 2015.76으로 회담 때 수준까지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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