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사이언스파크는 앞으로 엄청나게 붐비고 바빠질 것입니다.”
지난 20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오픈 행사를 무사히 마친 뒤 구본준 LG 부회장이 자신감 있게 건넨 말이다. 구 부회장은 “LG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융‧복합 과제가 모이는 곳이 될 것”이라며 LG그룹 연구·개발(R&D)의 심장부인 LG사이언스파크의 혁신과 성장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방문한 LG사이언스파크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부럽지 않은 위용을 뽐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지라고 불렸던 강서구 마곡산업지구의 중심부에 자리 잡았다. 연면적 약 111만㎡로 여의도 면적의 약 3분의 1 크기에 달한다.
LG사이언스파크는 LG그룹이 총 4조원을 들여 지은 국내 최대 융·복합 R&D 단지다. 2020년까지 LG그룹의 연구개발 인력 2만2000여명이 집결한다. 전자, 통신, 화학 등 업종이 다른 계열사들이 한 곳에 모여 대규모 융복합 연구 단지를 조성한 것은 LG그룹이 처음이다.
9호선 마곡나루역 2번 출구로 나오자 LG사이언스파크 간판이 내걸린 갈색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1990년대까지 논밭으로 비만 오면 진흙밭이 돼 걸어 다니기도 힘들었던 마곡은 2014년 LG사이언스파크가 착공하면서 3년 6개월여 만에 첨단 연구단지로 탈바꿈했다.
LG그룹 관계자는 “LG사이언스파크는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각 계열사의 ‘두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라며 “LG그룹 R&D를 총괄하고, 미래 먹을거리 사업을 찾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사이언스파크 주변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제 막 터파기를 시작한 곳은 대형 크레인이 솟아있었으며 건축자재를 가득 실은 덤프트럭은 먼지 바람을 휘날리며 분주히 오갔다.
LG사이언스파크 맞은편에는 공사 가림막을 설치한 채 녹지공원 조성이 한창이었다. 이곳에 2020년까지 다목적 공연장인 LG아트센터와 청소년 과학관인 LG사이언스홀 등 문화교육시설이 들어선다.
인근 상인들 역시 LG사이언스파크가 들어서면서 변화될 마곡의 모습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곡나루역 근처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 중인 박 모 대표는 “LG, 코오롱, 롯데 등 대기업 입주로 마곡산업단지가 형성되면서 실수요 증가와 기대심리로 집값이 크게 올랐다”라며 “2~3년 새에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2배로 올랐고, 오피스텔도 6000만~7000만원 이상 뛰었다”라고 말했다.
LG사이언스파크에 현재까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8개 계열사 연구인력 1만7000여명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인근 상권도 형성됐다.
이날 점심시간 때 인근 식당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이 북적였다. 현장에서 만난 LG유플러스 한 직원은 “속속 생겨나는 새로운 식당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라며 “임직원의 단합을 도모하기 위한 저녁 회식을 진행하는데 주변 식당들의 유치전도 치열하다”라고 귀띔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이 개방형 R&D를 통해 융·복합 R&D 클러스터를 구축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구 부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개방적 혁신의 생태계’를 이루고, LG의 모든 R&D 역량을 결집하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 벤처기업, 대학, 글로벌 기업과 연구소까지 다양한 외부의 지식과 역량을 결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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