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장은 정통 '은행맨'이다. 은행원들의 고충과 바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실적 압박과 고도화되는 전문성 등으로 은행원들의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며 "그래서인지 직업 선호도가 점차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원은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들에게도 선호도가 높은 직업 중 하나다. 하지만 요즘에는 최종 합격자 가운데 10% 이상이 입행을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행장은 "동시 합격일 경우 공무원을 선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에 '내 일자리 지키기'에 대한 걱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 KB국민은행에 발을 들이는 신입행원 및 직원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허 행장은 "2030세대를 보면 참 똑똑하고, 사회생활을 위한 준비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너무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디지털 네이티브'(인터넷, 휴대전화와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로서의 강점을 백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허 행장은 "이들은 의견 개진 없이 윗사람이 시키는 일만 한다"며 "건의와 토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부당한 일에 대한 건의나 보다 좋은 아이디어 개진 등은 스스로는 물론 조직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합당한 이유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윗사람이 미워하지 않을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이야기하는 태도를 기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는 KB국민은행 내부적으로 윗사람은 언제든 들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렇듯 소통을 중시하는 허 행장은 자기계발도 업무 연장선상에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보고, 듣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강의를 통해 전문가 의견을 경청하거나 독서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체력 유지에도 소홀함이 없다. 허 행장은 "과거 등산을 굉장히 좋아했다"며 "최근에는 주말에 산책이나 골프 등을 즐기는 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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