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사흘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레드 카펫과 의장대 사열로 극진히 맞았다. 두 정상이 이란 핵협정, 무역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브로맨스를 통해 정책적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두 정상이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살았던 저택 마운트버넌(Mount Vernon)에서 부부 동반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24일에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과 공식 만찬을 가질 예정이라면서, 이는 두 정상이 지난 한 해 동안 보여준 각별한 케미스트리의 연장선에 있다고 전했다.
다만 두 정상은 기후 변화나 이란 핵협정 등 다양한 사안에서 이미 이견을 드러낸 바 있어 정상회담에서도 케미스트리를 뽐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랑스 주재 미국상공회의소의 제레미 갤런 이사는 WSJ에 “마크롱 대통령으로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유대관계를 활용해 정책적 이견을 좁혀나가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
일부 관측통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 신예라는 동질감을 나누는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미국 우선주의를 제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서방의 지도자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작년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중국, 독일 등과 껄끄러운 관계일 때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국제무대로 불러들이고 설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을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다국적 협력과 오랜 서방의 동맹 관계로 복귀시킬 계기로 판단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와 미국은 “현대 다자주의의 보증인”이라면서 “우리의 역사가 만든 예에 부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방미 과제 중 하나는 5월 12일 갱신 예정인 이란 핵협정을 유지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에 중대 변화를 주지 않을 경우 핵협정을 폐기하고 대이란 경제제재를 부활시킨다고 경고해왔다. 이미 미국의 일부 관리들은 깜짝 트위터 발표에 대비해 협정 파기 옵션을 준비 중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방미는 트럼프 대통령에 절충안을 설득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밖에도 마크롱 대통령은 시리아 내 미군 주둔을 유지시키고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철회토록 설득한다는 방침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의 설득이 통할지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계속된 설득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파리 기후협정을 탈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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