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증권맨이던 정태영씨는 요즘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일한다. 그는 미래에셋대우 전신인 대우증권에서 30년, 대신증권에서 3년을 합쳐 33년을 증권업계에만 몸담았었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총장으로 변신한 그를 25일 만났다. 정태영 사무총장은 "증권업과 NGO는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돈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것이다. 물론 NGO는 공적인 가치를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는 증권사에서 일할 때도 공적인 역할을 고민했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지원서를 낸 이유다. 정태영 사무총장은 "20년 넘게 기업금융을 한 덕에 주요 기업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쌓았다"라며 "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면접에서도 이런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증권업에서 딜은 특정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해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짜는 것이다. 기업 성장이 투자자 수익으로, 다시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공익에 부합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근본적으로는 사적인 영역이다.
정태영 사무총장은 "국민주 이슈나 마이크로파이낸스, 크라우드펀딩에 관심이 많았지만 증권사에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라며 "NGO에서는 마음껏 고민하고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에서 일할 때 투자은행(IB)사업단장을 맡았었다. 새로운 사업과 가치를 발굴하고 투자하는 일에 누구보다 익숙하다.
늘 새로운 일을 찾기는 세이브더칠드런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기업 두 곳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그는 "임기를 마친 다음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을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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