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만든 '금융그룹 실태평가' 잣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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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04-2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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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금융그룹 감시에 더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기로 했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년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 도입을 앞두고 오는 하반기 금융그룹 실태평가에 나선다.

점검 대상은 금융 계열사 2곳 이상, 금융 자산 5조원 이상인 금융그룹이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교보그룹, 미래에셋그룹, 현대차그룹, DB그룹, 롯데그룹이 여기에 해당한다.

금감원은 현재 평가지표를 만들고 있다. 주로 위험관리체계 구축 현황과 내부거래 절차·비율 적정성을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호 금감원 금융그룹감독실장은 "큰 틀에서 보면 은행에 적용하고 있는 리스크 실태평가와 비슷하다"라고 밝혔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는 내년 7월부터 시행한다. 여기에 앞서 금융그룹별로 준비 상황을 살펴보고, 부족한 점을 미리 개선해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대한 준비는 아직 부족하다.

서정호 실장은 "개별 금융사에 적용하던 위험관리체계를 금융그룹 전체로 통합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조직과 인력을 갖춰야 하지만, 아직 리스크관리팀 수준에 머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자기자본 적정성도 철저히 따지기로 했다. 외부 기업과 자사주를 맞교환한 사례도 점검 대상이다. 자사주는 자기자본에서 차감하는 항목이다. 이런 자사주를 교환하면 자기자본을 부풀릴 수 있다.

매각 제한이나 경영권 침해 금지와 같은 특약을 맺으면 금융그룹 의사 결정에도 차질이 생긴다. 서로 다른 금융그룹끼리 지분을 공유하는 경우에는 자본 과다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차입을 통한 자본확충도 점검 대상이다. 모회사가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과 같이 질이 떨어지는 자금을 조달해 계열사에 출자하면 자본적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회사 차입금을 자회사 자본확충에 사용함으로써 위험을 가중시키는 문제를 평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그룹 자본적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 지배구조 개편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력 과대평가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라며 "계열사 의존도 축소나 추가적인 자본 적립과 같은 리스크 완화가 의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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