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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열린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 종합진단 보고회'에서 이철수 위원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의 직업병 관련 조사·진단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위원장 이철수 서울대 교수)가 2년여간 삼성 반도체 공정 환경을 조사한 결과 벤젠 등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업환경과 각종 직업병(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뇌종양 등) 간 연관관계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는 25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종합진단 보고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옴부즈만 위원회는 2016년 1월 삼성전자, 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합의한 ‘재해 예방대책에 대한 조정합의 조항’에 따라 삼성전자의 사업장 내부 재해관리시스템 강화활동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구성된 삼성전자 외부의 독립적 기구다.
산업보건·예방의학·직업환경의학·법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구성됐다.
이번 종합진단은 조정합의서에 따라 △작업환경 중 유해인자 관리실태 평가 △작업환경의 건강 영향에 대한 역학조사 △종합건강관리체계 점검 △재해 예방을 위한 사업장 미래전략 연구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공개와 안전보건관련자료 보관에 관한 연구 등 5개 주제로 나눠 실시됐다.
위원회는 반도체 근로자의 작업환경 노출과 백혈병 등의 질병 발생 간의 연관성 및 인과관계에 대해 "통계의 유의성 및 연구 간 이질성 등의 문제로 반도체 근로자들과 상기 질병 간의 관련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전·현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그룹 인터뷰를 한 결과, 과거 반도체 공정에서는 화학물질이나 소음·냄새 등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지만 현재의 자동화 공정에서는 노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기흥·화성과 온양·아산 공장에서 검출된 물리·화학적 유해인자와 분진 등의 경우 법적 노출 허용 기준의 10%를 초과한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웨이퍼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감광액 용액 중 벌크 시료 54개를 선정해 25종의 유해화학물질 검출 여부를 직접 분석한 결과, 벤젠과 에틸렌글리콜류 등 16종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톨루엔과 크레졸-오쏘 등 9종의 물질이 검출됐으나 극미량의 농도라는 점에서 인체 유해성 판단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유지보수 작업 때 공기 중 화학적 유해인자와 전자파 노출을 직접 측정했을 때에도 대부분의 유해인자가 검출되지 않았으며, 검출된 경우에도 기준에 훨씬 못 미쳤다고 밝혔다.
근로자의 방사능 피폭 가능성의 경우 '원자력안전법'의 안전관리 기준에 적합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 방사선 설비 주변에서 작업자의 피폭량도 일반인에 적용되는 한도를 넘는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다만 이번 조사의 근거가 된 작업환경 측정 결과가 최근 3년치 자료뿐이라 그 이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점, 인터뷰 대상의 개인정보 수집의 어려움, 연구 인력 부족 등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철수 위원장은 "삼성전자가 화학물질 독성정보에 대해 국내외 기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용해야 한다"며 "선도적 기업체의 건강·안전·환경 관련 위험 관리 사례를 지속적으로 벤치마킹하고 근로자 및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옴부즈만위원회가 장기간의 연구와 진단을 통해 제시한 제안을 충실히 검토해 세부적인 후속조치를 마련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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