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국장에게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관련 보도를 축소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오연수 판사 심리로 열린 이정현(60·무소속) 의원 재판에서 "이 의원이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윤창중 성추문' 보도를 축소하라는 요청을 넣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국장은 "2013년 당시 MBC 국장 등과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는데 이정현 당시 수석이 있었다. 윤창중 성추문 사건 보도를 좀 줄이고 방미 성과 보도를 많이 해달라고 부탁해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2014년 4월 KBS의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이 의원과 김 전 국장이 '9시 뉴스'를 놓고 전화 통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 내용에 따르면 이 의원은 4월 21일 전화를 걸어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해경을 그런 식으로 몰고 가면 되느냐", "이렇게 짓밟나", "과장을 했다"며 격양된 목소리로 김 전 국장을 다그쳤다.
이 의원은 4월 30일에도 김 전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방부가 UDT(특수전전단) 진입을 막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도에 대해 "하필이면 오늘 KBS를 봤다. 이번만 도와달라", "녹음을 다시 해달라", "바꿔주시든가 대체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전 국장은 "뉴스를 대체해달라는 것인가"라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며 "대통령이 보도를 봤다는 상황인데 회사 시스템상 다시 녹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전 국장은 이후에 청와대 요구라면서 사표 제출을 요구받았고 자진해서 사퇴했다고 증언했다.
이 의원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KBS가 해경 등 정부 대처와 구조 활동의 문제점을 주요 뉴스로 다루자 당시 KBS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편집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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