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대한항공 비서실을 통해 해외에서 물건을 구입해 보내라고 지시하는 이메일이 공개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25일 익명의 대한항공 직원이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2009년 대한항공 비서실은 한 해외지점 지점장에게 "사모님 지시사항 전달"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발신처가 비서실 코드인 'DYS'로 된 이 이메일에는 "지점장님 안녕하십니까? 사모님께서 아래와 같이 지시하셨습니다"라며 "(물품 이름) 제일 좋은 것 2개를 구매해서 보낼 것", "제품 카탈로그를 보낼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어 "유선상으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비서실 (이름) 드림"이라고 적혔다.
대한항공에서 아무 직책이 없는 이 이사장이 비서실을 사적으로 활용하고, 물건값이나 운송비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정황이 담겨 있어 수사 당국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대한항공 직원 등 1천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익명 제보방에도 이와 관련한 제보가 올라왔다고 연합은 전했다.
제보자는 "사모님이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DYS에서 해외 지점장들에게 이메일을 쫙 돌린다"며 "그러면 현지에서 서베이(조사)해 사진을 첨부해 보고하고, 지점장이 직접 가서 회사 카드로 긁고, 핸드캐리(사람이 직접 운반)가 안되면 사내정산 빌(영수증)을 끊어 보낸다"고 증언했다.
대한항공은 "해당 지점이 어느 곳인지, 관련 아이템이 무엇인지 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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