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다자주의의 포용 촉구와 무역 전쟁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26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25일 열린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우리는 보다 효과적이고 책임성 있는 새로운 종류의 다자주의에 기반한 21세기 세계 질서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 다자주의 체제를 창안한 나라 중 하나로 이를 보전하고 재창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꼬집었다.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한 미국이 협정으로 되돌아오라는 의미다.
또 미국이 동맹국들에 관세장벽을 높이는 등 자유무역주의를 거스르고 보호무역으로 회귀하는 흐름에도 반대의 뜻을 확실히 나타냈다. 그는 “무역 전쟁은 우리의 사명과 세계 안보에 대한 결의, 역사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란 핵합의 파기를 압박하는 트럼프 행정부에도 협정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프랑스는 이란 핵협정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스킨십'을 다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날 공개석상에서 양측 정상은 여러 차례 친밀한 관계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할 때 맞장구를 치는 등 친밀감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트럼프를 파리로 초청했을 때에도 트럼프 부부를 에펠탑의 최고급 식당에서 대접하고 샹젤리제 거리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보여주는 등 환대했지만, 기후변화 문제 등에 있어서 미국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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