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냐 유지냐'..이란 핵협정, 북·미 협상에 미칠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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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4-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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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12일 이란 핵협정 갱신 두고 트럼프 탈퇴 위협 이어져

  • 이란 핵협정 파기가 북·미 협상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 제기

[지난해 4월15일 김일성 전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북한 군인들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JCPOA) 탈퇴 의지를 거듭 밝힌 가운데 이란 핵협정의 운명이 향후 북·미간 핵협상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이란 핵협상 탈퇴는 미국 신뢰도 훼손"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실제로 탈퇴할 경우 북한과의 핵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가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한다. 북한 역시 미국과 맺게 될 핵합의를 일시적 조치로 생각해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비핵화 전문가 로버트 아인혼은 미국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을 파기할 경우 미국은 믿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신호를 줄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미국의 협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이란 핵협정 구상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아인혼은 "이란 핵협정이 북·미 협상에 미칠 영향력은 사실보다 과장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탈퇴 시 트럼프 행정부의 신뢰도 훼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이사 역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는 북한이 미국과 핵합의를 타결하는 데 주저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핵동결을 조건으로 경제 제재 완화를 약속한 이란 핵협상을 미국이 탈퇴할 경우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강하게 압박하는 수단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 "틀린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포기하면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더욱 매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협상에 참여했던 YJ 피셔 역시 폭스뉴스 칼럼을 통해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는 북한으로 하여금 이란과 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는 잘못된 교훈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북한에 비핵화와 관련한 타협은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실제로 탈퇴로 이어질 경우에는 역효과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은 핵을 포기한 리비아나 우크라이나, 혹은 핵개발에 실패한 이라크와는 달리 핵동결을 대가로 경제 제재 해제를 보답받으면서 체제 유지와 경제 성장이 함께 갈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햅협정을 탈퇴해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부활하여 이란이 약속 받았던 혜택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될 경우 미국의 약속은 더 이상 아무 무게가 없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김 위원장에게 이란이 했던 동일한 실수를 하지 말라는 암시를 줄 수 있다"는 게 피셔의 지적이다.

◆ 美, 이란 핵협정 파기 하나? 안하나?

13년간 이란과의 협상 끝에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전격 합의된 이란 핵협정은 이란이 핵개발을 중단하면 그 대가로 경제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란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6개국과 맺은 이 협정은 5월 12일 갱신을 앞두고 있지만 운명을 장담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을 '최악'의 거래라고 말하는 등 거듭 탈퇴를 경고하고 있는 탓이다. 백악관 안보수장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 이란 핵협정과 관련해 특정 기간 이후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일몰 조항,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 및 개발의 억제 수단의 부재, 이란 핵시설에 대한 검증 규정 등을 문제로 제기하면서 전면적인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파기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호전적 수사엔 신중하게 계산된 행동이 뒤따랐다는 점에서 이란 핵협상의 탈퇴를 확신할 수는 없다. 협상 상대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최악의 상황을 띄우며 압박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술로 잘 알려져 있다.

24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과 관련 "유연성"을 언급하고 "5월 12일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협정 유지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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