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18 남북정상회담'의 모토를 ‘평화, 새로운 시작’으로 정하고 △한반도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정착 △남북관계 진전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을 위한 담대한 여정의 시작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담판을 앞두고 ‘길잡이’ ‘중재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낸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회담 성패 가를 '트리거' 될 듯
한반도 평화정착과 평화협정 체결의 첫 걸음은 한반도 비핵화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에 대해 어떤 논의를 하고, 합의문에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회담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북은 여러 접촉을 통해 초안 수준의 합의문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핵화와 종전선언 이슈는 정상회담장의 두 정상 협의 여부에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2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는 조치를 결정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을 보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무리하지 않고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하는 데 집중,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끌어내기 위한 길잡이 역할만 해도 성공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합의문에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두 정상의 강한 의지와 함께, 종전선언을 통한 평화협정 체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북·미 또는 중국을 포함한 3∼4자 간 종전 논의를 시작한다는 문구가 담길 가능성이 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일산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다면, 나아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는 것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비핵화와 관련해 이번 회담은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것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길잡이 역할로 훌륭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9일 언론사 사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궁극적으로 북·미 간 합의는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우리가 중간에서 북·미 간 생각의 간극을 좁혀가고, 양쪽이 다 수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종전선언 논의=2007년 10·4 선언 재확인 가능성
남북 정상이 65년간 유지해온 한반도 정전체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평화체제의 울타리 안에는 전쟁을 법적으로 끝내는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 국교 정상화 △주한미군의 역할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의 향배 △남북 간 해상 불가침 경계선 확정 △평화보장 관리기구의 구성 및 운영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로의 전환 △군비통제 등 다양한 요소가 존재한다.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인 10·4선언에는 "3자 또는 4자 정상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선언 추진을 위해 협력해 가기로 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10·4 선언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종전선언은 북·미 정상회담을 거쳐 남·북·미 3자 정상회담에서 실제 선언을 하는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6일 ‘2018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특별 토론회에서 “종전선언을 남·북·미, 남·북·미·중이 할 경우 정치적인 것을 넘어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다만 이번 회담에서 직접적으로 종전선언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다만 한반도의 전쟁재발 방지, 적대행위 금지 등 중요한 항목이 (선언문에) 담길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북한 신뢰를 끌어낸 것이 작년 8·15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동의 없이는 어떤 전쟁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이었다. 비핵화 원칙 천명을 넘어 모든 핵무기 시설과 ICBM 포기까지 선언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 발전 방안=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조치 이뤄져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조치를 비롯한 남북관계 발전방안도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에 참석, 평화실현을 위한 정신으로 ‘자타불이(自他不二)’를 강조하며 “이산가족이 상봉하고, 소식을 주고받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경제·문화 교류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판문점 정상회담 정례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비무장지대 실질화 등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