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2500만 北시장 열리나…주목받는 통신 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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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입력 2018-04-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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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성장’ 북한 이통시장에 한국 통신사 진출 가능성 제기

  • 유영민 “통신 인프라 등 가능성을 열어놓고 리스트업 중”

KT 직원이 5G 기지국의 통신장비를 설치·점검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통신 네트워크가 남과 북이 협력하고 신뢰를 쌓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협력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민간투자가 활발해지는 분야로 유·무선 통신이 떠오르면서, 포화 상태였던 이동통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일례로 이집트의 오라스콤은 2008년 12월 북한과의 합작으로 ‘고려링크’라는 이통통신회사를 설립해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했다. 남한과 같은 코드다중분할접속(WCDMA) 방식으로 3G 서비스를 개시했다. 첫 한해 동안 가입자 수는 9만1000명에 불과했지만, 2013년 5월 2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의 ‘통일공감’ 리서치는 “북한에서는 2008년 이후 이동전화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데, 오라스콤이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낸 후 가입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동통신 장비조달은 중국 화웨이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전했다.

한국 통계청은 지난해 말 발표한 북한 통계에서 2016년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361만 명으로, 전년(324만명)보다 11.4% 늘었다고 밝혔다. 최근 가입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감안했을 때, 지금은 4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 이처럼 급성장하는 북한 이통시장에 한국 통신사들도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25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북한 시장은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려는 국내 통신사들에게는 뜻밖의 신규 사업 기회로 여겨진다.

국내 통신사업자 중 KT는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방송과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반 서비스를 제공한 주관 통신사업자 역할을 수행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해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 모두 통신 지원을 맡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판문점에 방송망, 전용회선 등 통신 시스템과 시설을 구축하고, 국내외 취재진을 위해 마련된 일산 킨텍스 프레스센터에 방송망과 통신망을 제공하는 한편, 5G 기지국도 설치해 남과 북이 소통하는 순간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사장은 “KT는 국민기업으로서 남북이 소통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모두 함께하며, 지난 47년간 남북이 통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협력과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뒷받침해왔다”면서 “KT의 선도적 5G 기술을 적극 활용해 남북 화해 협력과 평화 정착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른 얘기긴 하나, 북한과 통신 인프라 경제협력이 이뤄진다면 내수시장이 두 배로 커지는 셈이니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통신이 기간산업이라 북한 당국의 직접 협조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부분이 쉽게 될 일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신 정책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남북 통신 인프라 사업 가능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남북 간 교류가 전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 정부 차원에서 시행할 수 있는 것을 사전에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계미래포럼에 참석한 후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남북 간의 교류로 인해 과기정통부도 다양한 각도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통신 인프라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어떤 부분부터 교류해야 할지 리스트업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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