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외신 "평화 시대 위한 역사적 전환점"...日외무상 "독도 디저트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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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4-2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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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판문점 회담은 전 세계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외신들은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 땅을 밟는 순간과 종전 선언을 담은 판문점 공동성명 발표 등 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앞다퉈 실시간 톱뉴스로 보도했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회담을 '평화 시대를 위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하며 새로운 남북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수개월 전만 해도 전쟁 위기에 휩싸였던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했다. 또한 오는 5∼6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전망 등 다양한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美정부 "양측 새로운 진전 기대"···외신 "한반도 비핵화 합의"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역사적인 이번 회담 이후 한반도의 앞날에 성공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미 의회 전문지 더힐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향한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회담 준비에 대해서도 견고한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5월 초 또는 6월 초에 개최될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도보로 회담장인 '평화의 집'으로 향하며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본격화하자 CNN과 BBC, 월스트리트저널(WSJ), AFP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역사적인 회동이 시작됐다"며 양측 정상이 서로 만나 악수하는 모습과 군사분계선을 서로 넘나드는 모습, 나란히 서서 회담장으로 향하는 모습 등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CNN은 "전통 의상을 갖춰 입고 나란히 서 있는 의장대 사이로 양측 정상이 나란히 걸어서 회담장으로 향했다"며 "역사적인 회담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김 위원장은 1950년대 한국 전쟁이 휴전한 이후로 한국에 건너가 한국군의 사열을 받은 첫 번째 북한 지도자가 됐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또 남북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는 내용도 일제히 타전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지역 설치 등 이른바 '판문점 선언' 내용도 자세히 보도했다. 다만 AP통신은 "남북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를 재확인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WSJ는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는 한반도의 미래뿐만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의 초석을 다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타임스는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대북 압박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끈 것으로 믿지만, 이미 장거리 핵무기 개발을 끝낸 김 위원장이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NHK 생중계 등 日언론 보도 경쟁···日외무상 "독도 디저트 불편" 

일본 언론도 양측 정상의 회담 전 행보부터 회담장에 들어서는 모습까지 전 과정을 생중계하는 등 남북 정상회담에 큰 관심을 보였다. NHK는 전문가들을 스튜디오에 초대해 양측 정상의 행동을 해석하고 향후 한반도 정세 등을 점쳤다.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신문들도 양측 정상의 비핵화 선언 이후 한반도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보도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은 11년 만에 열린 세 번째 회담이다"며 "재향 군인회 등 한국 보수 단체는 통상 문재인 정권의 정책을 비난해왔지만 광화문 일대에서 문 대통령을 배웅하는 등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한 뒤 서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매체들은 남북 정상회담이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에 진전을 가져올지 특히 주목했다. 산케이신문은 남북 정상회담 관련 속보를 타전하면서도 "북한은 1969년 12월 승객과 승무원 50명이 탑승한 항공기를 납치해 이 가운데 11명을 송환하지 않고 있다"며 "납치된 사람들의 일본인 가족들은 남북 관계 개선 속에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남북 정상회담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노력이 매우 컸으며 경의를 표한다"고 평가하면서도 만찬용 '독도 디저트'에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고 산케이스포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디저트에 얹은 한반도 무늬의 초콜릿에 독도 문양이 포함된 데 대해 "매우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지난 24일부터 역사와 국제법 등을 이유로 들어 독도 디저트를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으나 묵살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노 외무상은 다음달 2일부터 한국을 방문해 강경화 외교장관과 회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화해무드가 조성되는 가운데 '재팬 패싱'을 우려한 일본 당국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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