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친구가 책을 한 권 선물로 보내주었다. 일본에서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의 인테리어 사진을 모은 책이었다.
일반적으로 산책도 나가지 않는 고양이들은 집안에서 거의 평생을 보내야 하고, 집사로서는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공간 구성에 마음이 쓰이기 마련이다.
다른 집사들은 어떻게 인테리어를 했나 싶어 구경하면서 나도 재미있게 책장을 넘겼다.
우리 집도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집에 고양이를 들여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용품은 사료, 밥그릇, 물그릇, 그리고 화장실과 모래다. 이것으로 일단 '먹고 싸는' 부분은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의 삶의 질을 위해서는(어쩌면 집사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그 외에도 몇 가지 편의 시설(?)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집을 예쁘게 꾸미는 센스가 있는 편은 아니지만, 다른 집사님들에게도 참고가 될까 싶어 우리 집도 이 기회에 '온라인 집들이'를 해볼까 한다.
책장 겸 캣타워 |
- 고양이에게는 집의 평형대가 넓은 것보다 얼마나 수직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 전에 살던 집에서는 캣폴을 사용했는데, 이번 집에서는 천장에 캣폴을 고정시키는 것이 다소 위험하다고 하여 대신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고양이용 책장을 주문 제작했다.
- 계단 형태로 되어 있어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숨숨집이나 투명 해먹, 고양이 화장실을 추가로 넣어 구성했다.
- 거실 한가운데 놓은 우드슬랩테이블과도 나름 세트 구성을 자랑하고 있다.
해먹 |
숨숨집 |
- 고양이가 있는 집, 더구나 다묘가정이라면 각자 편하게 쉴 수 있는 숨숨집은 기본.
- 세 마리라 숨숨집도 세 개가 있고 그중 두 군데는 청바지를 리폼하여 제작했다는 튼튼한 방석이 깔려 있다.
- 하우스가 기본이라면 해먹은 추가 옵션이랄까?
- 박람회에서 야심차게 사서 거실에 놓은 고양이 해먹은 안타깝게도 달이밖에 올라가지 않는다.
- 제이는 절대 천은 밟지 않고 가장자리의 나무 부분으로만 움직인다. 하지만 한 마리라도 써주는 게 천만다행이다. 비싼 돈 주고 산 보람이 있다(고 집사는 믿는다).
스크래처 |
스크래처는 모양별로 세 개가 있다. 신기하게도 세 마리 고양이가 각각 좋아하는 스크래처가 따로 있고, 주로 앉아 있는 공간도 정해져 있다.
제이는 보통 소파형 스크래처에, 달이는 해먹이나 원형 스크래처 위에 올라가 있고, 집사 껌딱지인 아리는 항상 사람이 있는 테이블 위에서 잠도 자고 그루밍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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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지은 아파트에서 가장 좋은 것은 베란다가 깨끗하다는 점이었다.
기존에는 베란다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번 이사한 집에서 깨끗한 베란다는 고양이 놀이터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세탁기에서 물이 샐까봐 가장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물이 흘러나오거나 하지는 않아서 잘 지켜보고 있다.
아침마다 고양이들이 베란다 캣타워 위에 앉아 베란다 밖을 내다보는 것을 보면 봄이 온 게 실감이 난다.
에어컨 실외기 케이스 |
에어컨 실외기를 실내에 두어야 하는 구조라서 캣타워와 같은 색깔로 케이스를 따로 주문 제작했다.
고양이나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안전상 케이스를 쓰는 것도 좋을 듯.
제작하는 김에 3만 원 정도 추가 비용을 내고 고양이 집도 하나 만들어 올렸다. 별로 안락하지는 않은지, 그 안에 들어가기보다는 아예 그 위에 올라가 있는 일이 더 많다.
작은 집이지만 고양이들이 우다다 뛰어다니거나 각자의 공간에서 쉴 수 있도록 다양한 구성을 하려고 했다.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은 종종 위치를 바꿔주면서 호불호 조사를 하고, 그에 따라 또 조금씩 인테리어의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눈을 돌릴 때마다 어딘가에서 쉬고 있는 고양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세상 제일의 힐링이 된다.
사람 집이 아니라 고양이 집인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뭐 괜찮다. 고양이의 평온이 나에게는 행복이니까.
박은지 칼럼니스트(sogon_abo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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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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