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만찬에 오른 메뉴 덕에 유통업계가 때아닌 ‘북한 음식’ 특수를 누리고 있다.
당일 만찬 테이블에는 평양 옥류관의 평양냉면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이 유년시절을 보낸 부산의 달고기 구이(흰살 생선구이) 등이 올랐다.
북측은 평양냉면을 손보이기 위해 평양의 ‘옥류관’ 제면기를 들여와 판문점 통일각에 설치하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수석 요리사가 만든 냉면을 대접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고 말한 뒤 이내 “멀리서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국민들의 기대감은 이날 두 정상의 화기애애한 만찬 덕에 한층 고조됐다. 정상회담 당일과 다음날,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는 평양냉면이 하루종일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는 실제 평양냉면 매출이 상승세를 보였다.
업계는 여름 상품의 본격적인 성수기를 5월 초로 보는데, 전년 보다 한 달이나 빠른 인기라고 쾌재를 부르고 있다. 앞서 남측예술단이 북한 옥류관 냉면을 먹는 장면이 공개된 이달 초부터 냉면 제품 매출이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인 것.
롯데마트의 경우, 전체 냉면 제품군 매출이 지난 4월1일부터 26일까지 누계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2% 늘었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 HMR(가정간편식) ‘동치미 물 냉면’도 전년 대비 10% 가까이 매출이 늘었다. 오픈마켓 옥션도 27일 오전 식품 카테고리 베스트 상품으로 12위에 ‘연자방 평양냉면 10인분’이 이름을 올렸다.
정상회담 당일 ‘우래옥’, ‘필동면옥’, ‘을밀대’, ‘을지면옥’, ‘평양면옥’ 등 서울에서 내로라 하는 평양냉면 맛집들은 문정성시를 이뤘고 ‘평양냉면 집 앞 줄서기’는 주말내내 이어졌다.
이름부터 생소한 ‘달고기’도 만찬 메뉴로 올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달고기는 명태와 같은 흰살 생선으로 몸통 옆에 달처럼 둥근 반점이 붙어있어 달고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양에선 흔하지만 한국에서는 잘 모르는 이들이 많은 달고기는 부산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이다. 부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문 대통령과 스위스에서 유학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메뉴라 의미를 더했다.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는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가 공개된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달고기’ 등의 검색량이 크게 늘었다. 11번가는 ‘쇼킹딜’을 통해 만찬 메뉴 한정 판매에 나섰다. 이베이코리아의 옥션도 ‘자갈치시장 거제상회 문경희님 달고기순살’을 500g 용량으로 판매하고 이번 만찬에 올라간 백두대간의 송이버섯을 이용한 ‘송이꿀차’도 판매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평양냉면 인기는 당분간 지속돼 관련 제품의 매출이 당분간 수직 상승할 것”이라면서 “북한 특산물 등 기획 상품전도 곧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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