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례 우승,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일 대회 단식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또 세우고 포효했다.
나달은 30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ATP 투어 바르셀로나 오픈(총상금 251만900유로) 단식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63위·그리스)를 2-0(6-2, 6-1)으로 가볍게 꺾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50만1700유로(약 6억5000만원).
나달은 이 대회에서만 11번째 정상에 오르는 금자탑을 쌓았다. ATP 투어에서 단일 대회 단식 최다 우승 타이기록. 종전 기록 역시 나달이 지난주 세운 롤렉스 마스터스 11차례 우승이다. 나달은 이 대회에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연패를 달성한 데 이어 2011~2013년, 2016년부터 올해까지 두 차례 3연패를 이뤄냈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불린다. 그래서 별명이 ‘흙신’이다. 나달은 클레이코트 대회에서 최근 19연승, 46세트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통산 401승을 수확했다. 투어 단식 우승 77회 가운데 클레이코트에서 정상에 오른 것만 55회다. 특히 바르셀로나 오픈 메인 코트는 나달의 이름을 따서 ‘피스타 라파 나달’이라고 붙여졌다. 이 곳에서 나달이 또 한 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남다른 의미를 더했다.
나달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존 매켄로(미국)와 함께 투어 단식 최다 우승 공동 4위(77회)에 올랐다. 지미 코너스(미국)가 109회 우승으로 1위,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가 97회로 2위, 이반 렌들(미국)이 94회로 3위다.
나달은 “이곳에서 11차례나 우승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곳에서 경기하는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나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대회를 즐기고 있다. 앞으로 수년간 더 여기에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전했다.
20세 신예 치치파스는 그리스 선수로는 1973년 니콜라스 칼로게로풀로스 이후 45년 만에 ATP 투어 단식 결승에 올랐으나 나달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치치파스는 “우승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첫 경험이었고, 생각보다 힘들었다. TV에서 수백 번을 보았지만, 현실에서 나달과 상대하는 것은 더 힘들었다”고 나달에 대한 존경의 메시지를 전했다.
올해 1월 호주오픈 8강에서 허리 통증으로 기권했던 나달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부상 후유증을 날렸다. 나달은 이달 말 클레이코트에서 펼쳐지는 프랑스 오픈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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